[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스마트폰용 모뎀칩 설계자산(IP)을 확보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강자인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의 아성에 재도전한다.
11일 삼성전자는 시스템온칩(SoC)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스템LSI사업부 내 ‘모뎀개발실’을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모뎀개발실장은 DMC연구소에서 모뎀 연구개발(R&D)을 맡아왔던 강인엽 연구위원(부사장급)이 맡게 됐다. 강 연구위원은 퀄컴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초 삼성전자에 합류한 인물이다.
강 연구위원의 자리 이동은 사업 부문간 ‘교통정리’가 끝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간 DMC연구소의 모뎀 개발 자원(투자비용 등)은 신종균 사장의 정보통신&모바일(IM) 부문에서 댔다. 3G 및 롱텀에볼루션(LTE) 모뎀 기술은 부품총괄(DS)이 아니라 IM 부문의 자산이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시너지’를 위해서라면 시스템LSI로의 이관이 절실했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용 AP 시장에서 출하량 점유율 6.8%를 기록, 퀄컴(34.9%), 미디어텍(18.5%), 스프레드트럼(15%), 애플(13.7%)에 이어 업계 순위가 5위에 그쳤다. 상위 5개 기업 가운데 마이너스 성장을 한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퀄컴과 미디어텍은 통신 모뎀 기능이 합쳐진 통합칩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후발 주자인 인텔과 엔비디아도 통합칩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AP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이유도 모뎀 통합칩의 부재에서 왔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모뎀 통합칩은 스마트폰 설계시 공간을 여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데다 가격적으로도 이점이 있어 완제품 제조업체들이 선호한다.
모뎀칩 자산을 이관받은 시스템LSI사업부는 단품 판매는 물론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뎀 통합 AP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강 연구위원이 이끌었던 개발팀은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모뎀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LTE 모뎀용 고주파(RF) 칩도 독자 기술로 개발 완료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RF칩은 기지국으로부터 고주파(수백MHz~ 수GHz) 신호를 받아 통신칩이 처리 가능한 저주파 대역으로 변조시키거나 그 반대의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미 점유율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라 교통정리가 늦은 감이 있다”며 “중저가 통합칩 개발은 물론, 내부 거래 외에도 중국 등 신흥국의 신규 고객을 끌어들어야 점유율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