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모뎀)칩과 연동되는 고주파(RF)칩을 시스템LSI 사업부의 파운드리를 이용해 위탁생산키로 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RF칩은 기지국으로부터 고주파(수백MHz~ 수GHz) 신호를 받아 통신칩이 처리 가능한 저주파 대역으로 변조시키거나 그 반대의 역할을 한다. 통신(베이스밴드, BB)칩과 함께 사용되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다. 삼성은 통신칩까지는 자체 생산이 가능했지만 RF칩은 그간 TSMC의 도움을 받아왔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독자 파운드리를 이용해 RF칩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LTE-어드밴스드(A) 통신칩 솔루션의 연구개발(R&D)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 주 금요일(12일) DMC연구소가 설계한 RF칩의 디자인 룰에 맞춰진 RF 파운드리 공정 개발을 마치고 첫 테스트 샘플을 출하했다. 삼성은 향후 자체 파운드리를 통해 RF칩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DMC연구소는 대만 TSMC에 RF칩 파운드리를 ‘어렵게’ 맡겨왔다. TSMC가 “우리 공정 정보가 삼성 반도체 사업부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며 파운드리 서비스 계약을 거부했고, 삼성전자는 ‘우는 아이 달래듯’ 중간 대행 업체를 껴 가며 ‘비싼 가격’으로 물량을 공급받아왔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RF칩은 원가가 높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도 RF 공정을 보유하고 있긴 했으나 기존 공정에서 만들어진 RF칩은 신호대비잡음비(SNR)가 높은 등 설계단 시뮬레이션 대로 칩 성능이 나오지 않았던 탓에 활용되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DMC연구소가 설계한 RF칩에 맞춰 신규 공정이 개발됐다”라며 “독자적으로 RF칩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삼성의 통신칩 솔루션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통신칩 솔루션 R&D 및 사업화는 퀄컴에서 해당 사업을 맡아오다 지난 2010년 초 합류한 강인엽 DMC연구소 연구위원(부사장급)이 총괄하고 있다. DMC연구소의 통신칩 솔루션 개발에 필요한 자원(투자비용)은 신종균 사장이 관장하는 정보통신&모바일(IM) 부문이 책임진다. 통신칩 솔루션은 반도체가 속한 DS가 아닌, IM 부문의 자산인 셈이다.
DS총괄 시스템LSI 사업부는 2010년 독일 인피니언의 통신사업부문 인수에 실패(인텔에 인수됨)한 뒤 사실상 통신칩 개발 사업을 접고 무선랜과 블루투스 등 커넥티비티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DMC연구소의 통신칩과 시스템LSI 사업부의 엑시노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통합되려면 부문간 교통 정리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