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올해 임원승진 키워드… ‘시장선도’와 ‘성과주의’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그룹이 지난 주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새로운 경영 진용을 구축했다. 올해 LG 임원 인사의 특징은 구본무 회장이 강조해 온 ‘시장선도’를 위한 사업체질 강화 및 미래 준비 여부에 대한 철저한 성과주의, 위기상황 돌파를 위한 책임경영체제 강화로 요약된다.
◆시장선도, 성과주의=LG화학은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이후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 등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선도한 박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연구개발(R&D) 부문을 이끌며 전기차 배터리, 메탈로센 촉매 기술, 3D 필름타입편광필름(FPR) 개발 등 석유화학에서 전지에 이르기까지 R&D 기반의 사업 성과를 주도한 기술연구원장 유진녕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는 G시리즈 등 스마트폰 제품 개발력을 높여 사업의 근본 체질을 강화한 MC사업본부장 박종석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함. LG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3위에 올라섰으며, 지난 3분기에는 전년 대비 71%가 증가한 1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글로벌 5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가운데 성장율 1위를 기록했다.
LG이노텍 이웅범 대표이사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카메라 모듈, 터치윈도우 등 고부가가치 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향후 시장선도의 기반을 다진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책임경영체제 강화=LG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내년도 경영환경이 위기라는 분명한 인식 하에 이를 돌파하기 위해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하현회 LG전자 HE사업본부장 임명, 이희범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 선임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LG전자는 시장선도 관점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HE사업본부장을 교체했다. 신임 사장이자 HE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하연회 부사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전략 및 핵심사업부를 두루 거쳤고, ㈜LG 시너지팀장으로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LG전자는 HE사업본부장 이외 기존 4개 사업본부장이 유임되어 위기 상황에서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희범 부회장은 산업자원부 장관, 한국무역협회 회장, STX에너지-중공업 회장 등을 두루 거치고, 해외사업에 대한 경륜과 자원사업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LG 측은 LG상사가 자원 분야 시장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해 이 같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목되는 직군은=글로벌 영업, 마케팅 인력이 중용됐다. 올해 영업 및 마케팅 분야 승진 임원은 지난해 19명 대비 많은 23명으로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영업 및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LG전자의 경우 캐나다, 호주법인장 등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과 가정용 에어컨 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둔 조주완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미국법인장을 맡는 등 올해 승진자(44명)의 30%에 달하는 13명을 해외법인장과 영업, 마케팅 분야에서 배출했다. 또한 각 제품 및 사업별로 운영하던 해외 영업조직을 통합해 사업본부장 직속으로, 글로벌마케팅부문을 글로벌판매마케팅부문으로 개편해 해외 영업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다.
시장선도의 기반이 되는 R&D 인재도 중용됐다. R&D 분야에서 LG화학 기술연구원장인 유진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개발 담당인 오창호 상무와 LG화학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인 김수령 상무 등 R&D 담당 상무 7명을 대거 전무로 승진시킨 것이 그 예다. 올해 R&D 분야 승진 임원은 31명으로 지난해 30명 대비 1명이 늘었다.
이외에도 OLED 공정개발 등의 성과를 이끌어낸 LG디스플레이 OLED패널 그룹장인 차수열 전무와 미래 자동차전지 시장 세계 1등 지위를 확고히 해온 LG화학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종현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사업 역량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LG 그룹 관계자는 “올해 그룹 내 총 임원 승진자는 125명으로 작년 116명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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