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전자의 2014년 정기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은 뚝심과 시장선도를 위한 큰 틀 안에서의 작은 변화가 핵심이다. 이는 LG전자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MC사업본부장인 박종석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킴과 동시에 연구소를 사업본부장 직속으로 올려 연구개발(R&D)을 강화한 것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27일 LG전자는 사장 승진 3명, 부사장 승진 3명, 전무 승진 11명, 상무 신규선임 27명 등 총 44명의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승진 규모는 지난해(사장 2명, 부사장 3명, 전무 8명, 상무 25명 등 총 38명)보다 다소 많다.
인사는 내년 경영여건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감안해 주요 경영진을 유임시켰다. HE사업본부장인 권희원 사장을 (주)LG 하현회 시너지팀장으로 교체한 것을 빼면 큰 변화는 없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정도현 부사장도 사장 자리에 올라 주요 경영진 자리가 모두 사장으로 채워졌다.
기존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운영책임자(COO) 등도 모두 사장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LG전자 사장단은 기존 6명에서 모두 8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캐시카우인 HA사업본부는 세탁기사업부장인 이호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에 따라 냉장고사업본부장인 박영일 부사장, HA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과 함께 1사장, 2부사장 체제가 갖춰졌다.
MC사업본부장 박종석 사장의 승진은 단기간의 성과보다 선도 업체와의 경쟁에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물론 직책이 올라간 만큼 그 동안 강조해온 ‘책임경영’이 한층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GMO(Global Marketing Officer, 글로벌마케팅부문장) 조직을 GSMO(Global Sales & Marketing Officer, 글로벌영업마케팅부문장)로 확대 개편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각 제품 사업담당별로 운영하던 해외영업 조직을 통합해 사업본부장 직속으로 운영해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시장선도 측면에서는 하현회 사장의 임명에 눈길이 간다. 하 사장은 구본준 부회장의 심복이면서 LG디스플레이에서 전략기획 및 핵심 사업부의 수장을 두루 거치며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의 글로벌 1등 실현에 큰 기여를 했다. 핵심 사업을 선도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활동에 주력함과 동시에 차세대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해 자동차부품, 에너지솔루션 등의 영역에서 LG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부사장, 전무, 상무 승진자도 앞선 사장 인사와 조직개편 키워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임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상무 승진자에 R&D 인력이 대거 포함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년 경영환경이 위기라는 인식과 직면한 위기 상황을 돌파하고 시장 선도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했다”며 “장기적인 관점의 시장 선도 성과 창출과 미래 성장을 위해 경영능력, 전문성을 감안한 결과”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