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올 연말 출시될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X박스 원’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독일 게임스컴과 일본 도쿄게임쇼 등 해외 게임쇼에서도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와 관련한 대작 타이틀이 화제가 되고 있다.
두 게임기는 기기 제원의 업그레이드와 동시에 신기능을 대거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3D그래픽의 고품질화는 물론 TV시청, 영상채팅, 클라우드 기능 등을 채용해 게이머들의 사용자경험(UX)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디오 게임 시장 저변 확대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 이슈가 된 ‘그랜드 세프트 오토’(Grand Theft Auto, GTA) 시리즈의 최신작인 GTA5와 같은 초대박 흥행 타이틀이 더해진다면 비디오게임 시장의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이처럼 해외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에 반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두 자리 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조사 결과와 달리 실제 체감하는 시장 상황이 역성장이라고 할 만큼 극심한 침체를 보이기 때문이다. 기존 게임의 매출이 감소하는데다 신작 출시가 뜸한 상황이다. 최근 출시된 게임을 살펴봐도 혁신이라고 볼 만한 부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가뭄에 콩 나듯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반짝 흥행에 그치고 있다.
그러던 와중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게임쇼 지스타에 불똥이 튄 것이다. 상당수 업체들이 온라인게임 신작 부재를 이유로 전시(B2C)관 참여를 꺼리고 있다. 여기엔 참가비용 대비 흥행 효과 측면에서도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각 업체들의 계산이 더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지스타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본다면 국내 온라인게임 업계의 위기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비디오게임과 모바일게임 시장은 차세대 게임기와 스마트 기기라는 플랫폼의 변화를 발판삼아 발전을 바라보고 있지만 온라인게임 시장은 변화의 요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현재 업계에서는 중국에서의 흥행이 유일한 성공 전략으로 거론되는 실정이다.
사실상 온라인게임 시장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그런데도 업계 내에서는 이에 대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타성에 젖은 탓일까.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간판은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됐다.
정부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모바일게임 벤처도 중요하지만 온라인게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일본 등 게임 선진국의 업체들이 온라인게임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고급 개발인력들의 해외 유출을 막을 방안도 필요하다.
현재 대형 업체와 스타 프로듀서를 앞세운 몇몇 개발사(개발스튜디오) 외엔 온라인게임 개발을 추진하는 곳을 찾기가 힘들다. 2~3년 뒤부터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지금 개발 중인 신작이 출시된 뒤엔 더 이상 내놓을 신작이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의 위기’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