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줄곧 상승 곡선을 달리던 국내 x86 서버의 성장세가 주춤하다.
x86 서버는 지난해부터는 전체 서버 시장에서 유닉스를 제치고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기업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체적인 경기침체의 영향과 함께 비교적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버업계 및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4월~6월)에도 국내 x86 서버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6.3% 줄어든 1356억원을 기록했다. 판매 대수도 3만대에 못미치는 2만 9000대 가량에 그쳤다. 지난 1분기의 경우, 3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전체 시장 점유율도 유닉스 서버 등에 비해 0.2% 높은 50.1%에 불과했다. 물론 이 기간동안 유닉스 및 메인프레임 시장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x86보다는 낮은 2.1% 감소세에 그쳤다.
한국IDC 서버담당 김용현 선임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x86 서버 시장은 모바일과 게임,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신규 수요와 맞물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으나, 이제는 그 한계가 왔다고 보인다”며 “여전히 국내 기업들의 핵심 시스템인 유닉스 플랫폼을 대체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현재 한국거래소 차세대 트레이딩 시스템(엑스추어플러스)이나 KT 기업자원관리(ERP) 시스템 등 기업 핵심 업무 시스템에도 x86 플랫폼이 적용되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으나 이러한 시장을 대체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업체별로는 여전히 한국HP가 전체 x86 서버의 절반 가까이를 판매했다. HP는 1만 2700여대의 서버를 판매해 43.6%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반면 1분기에 9000대 이상의 서버를 팔아치우며 한국HP를 위협했던 델코리아는 2분기에는 예년 수준이던 7300여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델코리아는 지난 분기 반도체 및 전자상거래 업체에 2000대 이상의 서버를 판매하며 깜짝 실적을 보인 바 있다. 델은 25.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계속해서 x86 서버 사업 매각 루머가 나돌고 있는 한국IBM의 경우 약 5600여대의 서버를 판매해 3위에 올랐다. 시장 점유율은 19.4%로 나타났다. 이밖에 이슬림코리아 등 기타 서버 업체들도 2200여대의 서버를 판매하며 7.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은 여전히 한국IBM이 독주하고 있다. 2분기에도 한국IBM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가량 매출이 감소하며 전체 시장 점유율의 52.5%를 기록했다. 한국HP도 전년 대비 14.5% 줄어들어 30%의 시장을 점유했다. 한국오라클의 경우, 오히려 5.3% 증가하면서 15.4%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운영체제(OS)별로도 역시 유닉스의 감소세가 가장 높았다. 물론 전체 시장 점유율은 가장 높았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13.3% 감소했으며 윈도 OS 역시 8.5% 감소했다. 리눅스의 경우 지난해와 변동이 없었으며, z/OS(메인프레임)는 무려 172.3%나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