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주파수 할당 및 사업허가신청이 임박했다. 지난 정부 꿈을 이루지 못한 예비 제4이통사들은 새 정부에서는 반드시 사업권을 따내겠다며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주주확보 및 사업계획서 작성에 여념이 없다.
현재 제4이동통신 사업을 준비하는 곳은 한국모바일인터넷(KMI)컨소시엄과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컨소시엄 두 곳이다.
이들 두 컨소시엄은 지금까지 두 번 제4이통 사업권을 두고 경합했지만 모두 정부의 허가 기준치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두 컨소시엄은 제4이통 사업권을 놓고 한 판 경쟁을 펼치게 됐다.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기술방식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와이브로 기반의 전국 통신망 사업을 준비해왔지만 KMI는 와이브로에서 시분할 방식인 LTE-TDD(Long Term Evolution Time Division Duplexing)로 기술방식을 변경해 사업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LTE는 현재 이통3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LTE-FDD 방식과 LTE-TDD로 구분된다. TDD 방식은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시간을 나눠 사용하는데 비대칭적인 데이터 트래픽 처리에 유용하다. 전세계적으로는 중국 차이나모바일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KMI는 LTE-TDD가 세계시장에서도 상당한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말기나 장비 수급, 망구축 비용 절감 등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DD 방식의 LTE는 물론, 와이브로와도 호환되기 때문에 와이브로보다 강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면, IST컨소시엄은 와이브로 방식을 고수한다. LTE어드밴스드(LTE-A)처럼 한 단계 진화한 와이브로어드밴스드(와이브로-A)로 기술을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두 예비 사업자가 각기 다른 방식의 기술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주파수를 할당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제4이동통신의 경우 휴대용인터넷, 즉 와이브로 용도로 한정지었다. 하지만 기술방식이 다른 만큼, 와이브로 용도로 한정지을 경우 잡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와이브로나 LTE-TDD 모두 시분할 방식인 만큼, TDD 방식으로 용도를 결정하면 와이브로나 LTE-TDD 모두 사업권을 신청할 수 있다.
이번 제4이통 사업권 경쟁은 와이브로 정책과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KT나 SK텔레콤 모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와이브로 주파수를 LTE-TDD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희망하고 있다. 와이브로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사실상 와이브로 사업은 접은 상태다. 삼성도 신규 LTE-TDD 사업자의 등장 및 기존 와이브로 사업자의 용도변경을 원하고 있다.
LTE-TDD 진영인 KMI가 승리할 경우 정부도 와이브로 정책 실패에 대한 부담에서 상당부분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T 등이 요구하는 LTE-TDD 도입에도 유연한 정책을 펼 수 있다. 반대로 IST가 승리할 경우 사그러지고 있는 와이브로 사업에 대한 명맥을 이을 수 있다.
한편, KMI는 이르면 8월말, 늦어도 9월에는 사업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주주구성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자본금 규모는 8000~83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IST는 KMI에 비해 주주구성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IST측은 사업허가 신청 시점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