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올 연말 전 세계 게임 시장이 적잖은 변화가 일 전망이다. 수년만에 ‘차세대 콘솔’(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이 출시를 앞뒀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가 각각 ‘X박스 원’(Xbox One)과 ‘플레이스테이션4’(PS4)의 출시를 예고했다.
두 회사는 다른 노선을 택해 눈길을 끈다. MS는 TV 시청과 영상 통화, 인터넷 검색 등 X박스 원의 홈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해 가전의 영역을 넘보는 반면 PS4는 기기 제원을 대폭적으로 개선해 게임기 본연의 기능에 치중한 모양새다.
이에 일각에선 X박스 원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콘셉트의 기기라는 것이다. 게임기 성능이 부각되길 바랐던 게이머 입장에서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평가다.
하지만 이 같은 MS의 올인원(All in One) 전략을 평가절하하기엔 이르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이은 콘텐츠의 소비 경험 단계로 TV를 지목하고 있다. 구글도 이러한 시장 예측 아래 TV 셋톱박스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구글에서 넥서스 기기 사업을 총괄한 존 라거링 이사는 “안드로이드는 TV 기반으로 간다”고 공식석상에서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MS는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MS가 목표한대로 X박스 원이 TV와 결합해 콘텐츠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라고 본다.
관건은 X박스 원의 가격 정책과 함께 엄격하게 제한을 둘 것으로 알려진 중고 게임 타이틀 거래인데 MS가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소니는 PS4를 통해 MS와 같은 듯 하지만 다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PS4를 보면 게임기의 끝을 보겠다는 소니의 의지가 읽힌다. 회사 측도 게임 플레이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시스템 최적화를 실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강력한 하드웨어에 기반을 둔 PS4가 가져다 줄 게임 경험의 혁신에 게이머들도 기대를 거는 눈치다.
특히 소니는 PS4의 핵심 기능 중 하나로 클라우드 게임을 앞세웠다. 게임 체험판 일부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에 이어 향후 3000종이 넘는 PS3의 게임을 서비스하겠다는 게 소니의 계획이다.
그렇다고 소니가 콘텐츠 허브 역할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휴대용 게임기 PS비타와 스마트폰을 관통하는 게임 생태계 구축과 함께 소니의 음악·비디오 다운로스 서비스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의 제공도 목표하고 있다.
이처럼 사실상 두 회사 모두 콘텐츠 소비 단계에서의 주도권 차지와 함께 게임기 본연의 역할까지 동시에 아우르려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두 회사가 홈 엔터테인먼트와 게임기 둘 중 어느 것에 방점을 찍고 전체 생태계를 구축할지에서 노선이 나뉘는데 향후 이 대결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사뭇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