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자사의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사업 일부를 미국 전력 반도체 업체인 아이시스(IXYS)에 매각키로 했다. 양사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파운드리 협력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이시스는 삼성전자의 4비트 및 8비트 MCU 사업을 5000만달러(약 566억)에 매입했다. 이번 거래로 아이시스는 삼성전자의 4비트 및 8비트 MCU 80여종의 지적재산권(IP)과 재고 일체를 양도받게 된다. 아이시스는 6월 중 거래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단 조머 아이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로 아이시스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병훈 삼성전자 시스템LSI 기획팀장(전무)은 “모바일 솔루션에 사업 역량을 결집시키기 위한 의사결정”이라며 매각 이유를 밝혔다.
아이시스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삼성전자와의 협력(세트 사업으로의 반도체 공급)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도 협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시스는 1983년 설립된 업체로 지난해(2012 4월~2013 3월) 연간 매출은 2억8000만달러(약 3200억원)였다.
MCU는 전자제품 제어 용도로 활용되는 일종의 마이크로프로세서다. 연산 능력에 따라 4·8·16·32비트 제품군으로 나뉜다.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는 수개~수십개의 MCU가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4비트와 8비트 MCU 사업은 매각하지만 상대적으로 고가인 16, 32비트 MCU 사업은 계속적으로 육성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MCU 시장 규모가 프리미엄 32비트 제품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가의 4비트, 8비트 사업은 처분하고 새로운 파운드리 협력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석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32비트 MCU가 전체 시장(4·8·16·32비트 제품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5%로 과반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에는 이 비중이 5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전 세계 MCU 시장은 작년 대비 2% 성장한 155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까지 연평균 약 5%씩 꾸준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