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특수 광원 전문 업체인 일본 우시오전기가 극자외선(EUV) 노광(포토 리소그래피) 장비와 관련된 광원 사업의 자산 일부를 반도체 노광 장비 업체인 네덜란드 ASML에 매각키로 했다.
16일 우시오전기는 EUV 광원의 연구개발(R&D) 자회사인 독일 익스트림 테크놀로지스의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익스트림의 EUV 광원 유지보수 사업을 네덜란드 ASML에 매각키로 했다. 관련 인력 30여명의 고용도 ASML로 승계된다.
우시오전기는 익스트림의 EUV의 R&D 기술 자산을 본사로 귀속한 다음 개발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이 회사가 EUV 광원 사업을 접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데이비드 루벤스테인 제프리스재팬 투자은행 연구원은 “우시오의 EUV 광원 사업 중단은 아쉽지만, 이를 통해 고정비와 R&D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전문가는 “EUV 노광 장비의 성능 개선이 지연되면서 해당 장비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기술) 개발 업체가 사업을 접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우시오의 관련 사업 중단으로 EUV 광원을 다루는 업체는 ASML이 인수한 사이머와 일본의 기가포튼 두 업체만 남게 됐다. ASML은 미국, 대만, 독일, 이스라엘, 일본 정부로부터 사이머 인수 관련 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로 한국 정부의 승인만 받으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합병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광은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가장 핵심적인 반도체 제조 공정이다. 현재 20~40나노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노광 장비는 193nm 레이저 파장을 갖는 불화아르곤(ArF)에서 발전한 이머전 ArF. 반도체 회로 선폭을 10나노대로 줄이려면 파장이 보다 짧은 EUV 노광 장비가 필수적이다.
EUV는 파장이 13.5nm인 극자외선을 사용해 보다 미세한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형성할 수 있다. 이 장비는 ASML이 독점 개발하고 있다. 다만 광학 렌즈 및 반사 거울의 양산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광원 에너지량의 부족으로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이 현저히 떨어져 현재 소자 양산 라인에는 도입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EUV 장비의 성능개선 지연 문제는 전 세계 반도체 소자 업체들의 미세공정 전환 일정에 지장을 주고 있다. 소자 업체들은 기존 이머전 장비로 여러 번의 노광 공정을 수행하는 더블패터닝, 쿼드패터닝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패터닝 공정을 여러번 거칠 경우 공정수 증가에 따른 생산성 저하 부작용이 있다.
ASML은 EUV 광원 출력을 높이는 R&D를 지속해 2014년 중반기에는 시간당 70장, 2016년 경에는 시간당 125장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