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찾아가는 금융서비스’ 고민하는 은행권…“비즈 모델 개발중”
- 수익원 창출에 확답 제시 못해, 전면 확산 여부는 검토 중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현재 국내 금융권에서‘찾아가는 금융서비스(ODS)’에 가장 인색한 업종은 은행권이다. IT투자에 있어 보수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바(JAVA) 등 신기술 채택에 있어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곳이 은행권이다.
하지만‘찾아가는 금융서비스’에 있어 은행권의 행보는 신중한 입장이다. 물론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미 은행권은 전국적으로 촘촘한 지점(점포)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포망이 미흡한 증권, 보험 등 2금융권과는 근본적으로 전략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은행권에서 채택한 찾아가는 금융서비스, 즉 모바일 브랜치(Mobile Branch), 혹은 무빙 브랜치(Moving Branch)는 ‘점포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성격이 규정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서류가방 크기의 전자금융거래 장비를 들고 은행직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나 여름철 해수욕장에 한정 기간동안 운영되는 '버스형 은행 창구'(이동 점포)는 모두 찾아가는 금융서비스의 일환이다.
물론 최근 일부 은행에 제시된 모바일 브랜치(또는 무빙 브랜치) 모델은 기존 이동식 버스 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선도적으로 현재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모두 한국후지쯔가 개발한 모바일 브랜치 솔루션과 장비를 이용했다.
무빙 브랜치와 모바일 브랜치 모두 비슷한 의미다. 쉽게 설명하면 ICT 장비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금융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다만 모바일 브랜치는 업계에서 포터블 기기를 이용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무빙 브랜치는 설치와 이동이 간편한 컨테이너 및 버스형 브랜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버스형 브랜치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은행들이 이벤트 성으로 운영해 오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은행 인지도 제고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목적으로 한다. 다만 버스형 브랜치의 경우 신규 상품 가입과 같은 수요 창출보다는 현금입출금 거래 등 기본적인 금융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버스형 브랜치를 제작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휴가지에서 금융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사실 ATM 기기 설치 및 운영에 특화돼 있다”고 밝혔다.
물론 최근에는 버스에 별도 공간을 마련해 금융 상담과 방카슈랑스 판매도 가능하도록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으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버스에 ATM을 싣고 다니는 이동식 ATM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모바일 브랜치는 단순 금융거래 외에 신규 상품 가입 및 자산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금융 컨설팅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공단이나 금융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인 농촌 등을 방문해 은행 지점 출입이 적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규 상품 가입을 유도하겠다는 목적이다.
먼저 기업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포터블IBK‘를 이용해 지점이 없는 지역이나 지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은행 업무를 처리해왔다.
신한은행도 뒤이어 ‘개인 이동 브랜치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은행권 모바일 브랜치 서비스 물결에 합류했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브랜치는 직원이 직접 휴대용 ‘S-KIT(휴대용 통합 단말기)’를 이용해 고객들이 원하는 장소에 방문, 금융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또, KDB산업은행이 개인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은행거래를 할 수 있는‘KDB다이렉트(direct)’를 출범시켰고, 외환은행이 모바일 브랜치 사업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모바일 브랜치에 대한 은행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의 모바일 브랜치 확산 기류는 예상만큼 확산세가 빠르지는 않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원인이다.
은행권이 영업실적 악화를 타개하기위해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외부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맞지만 이를위해 별도의 무빙 브랜치 장비를 구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중이다.
이는 한편으론 무빙 브랜치가 투자대비효과(ROI)의 문제라기 보다는 업무 프로세스가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았기때문에 발생한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은행 영업담당자가 무빙 브랜치 장비를 가지고 고객을 방문했을 때 현금 수납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현금수송에 필요한 업무 프로세스가 추가되야 한다. 이러한 업무 프로세스가 추가될 경우, 무빙 브랜치 장비 구매 이외의 비용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
이와관련 시중 은행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브랜치의 방향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며 “향후 확대를 논의하기에는 현재 경기침체 등으로 아직 성과가 미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순히 장비만 들고 찾아가는 모바일 브랜치가 다룰 수 있는 업무 영역과 실제 고객들의 요구사항이 다를 경우, 이 갭을 메꾸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나와야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무빙 브랜치 장비를 이용해 점포를 대체한다는 개념보다는 태블릿PC 기반의 모바일 플랫폼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에 관심을 더 두고 있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금융권의 현장 마케팅 활성화 전략은 방향성이 분명하지만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는 여전히 숙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2013 '찾아가는 금융서비스(ODS) 활성화 & 채널혁신 전략' 세미나 안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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