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화이트(W)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8세대 WOLED 파일럿 라인 구축을 위해 협력 업체들과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FT 공정은 기존 OLED 라인에 배치됐던 저온폴리실리콘(LTPS) 대신 산화물반도체(옥사이드)로 꾸밀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간 적(R)녹(G)청(B) 발광 유기물이 모두 빛을 내는 ‘RGB’ 방식을 고수해왔다. RGB 방식은 컬러필터를 사용하는 WOLED 방식과 비교해 색 재현율이 좋고 휘도가 높다. 그러나 화소를 균일하게 배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삼성 OLED TV의 출시가 늦어지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고난도 증착 공정이 병행되기 때문이다. 청색 유기물의 짧은 수명도 양산성을 검증받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WOLED는 R, G, B 유기물을 수직으로 쌓아올리고 컬러필터를 덧대는 공정으로 이뤄진다. 각 유기물이 백색으로 발광하면 컬러 필터를 통해 색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색 간섭 우려가 없어 불량률이 낮고 생산성이 높다. 대형화 및 고해상도 구현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현재 LG디스플레이가 이 방식으로 TV용 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R, G, B와 함께 백색 서브픽셀을 넣어 흰색이 필요할 때 백색 픽셀만 밝히는 ‘WRGB 방식’을 고안, 청색 유기물의 짧은 수명 문제를 해결했다. 일본 소니와 기술 제휴를 맺은 대만 AUO도 WOLED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초 LG디스플레이가 WOLED 기술로 55인치 OLED TV를 선보이자 관련 공정 도입 여부를 적극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올해 초 CES에서 일본 소니가 AUO와 함께 UHD 해상도의 56인치 OLED TV를 선보이자 WOLED 공정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부문에서 RGB 방식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한 관계자는 “기존 LTPS+RGB 공정의 8세대 V1 파일럿 라인은 신공정 도입 등을 통해 수율 개선 활동을 계속하고 WOLED 방식도 동시에 연구개발(R&D)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두 가지 유망한 기술을 모두 섭렵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