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고주파(RF) 반도체 팹리스 업체인 레이디오펄스가 동부하이텍의 일방적인 위탁생산(파운드리) 서비스 중단 통보에 강력 반발하며 그간 공정 개발용으로 투입한 5억3000여만원 상당의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투자금 반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청구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동부하이텍은 해당 공정의 경쟁력이 떨어져 부득불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레이디오펄스가 요구하는 투자비 회수 요청은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은 최근 레이디오펄스에 RF 파운드리 공정 서비스 중단을 통보했다. 레이디오펄스는 해외 고객사와 RF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동부하이텍이 일방적으로 파운드리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공급 차질, 비용 증가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왕성호 레이디오펄스 사장은 “동부하이텍에 RF 칩 파운드리를 맡기기 위해 보드 구입 및 신뢰성 평가 등 공정 개발을 위해 5억3000여만원이 투입됐고 TSMC와 급하게 파운드리 계약을 맺으면서 해당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게 생겼다”며 “판매 상실 및 공급 지연, 인건비 등을 제외하더라도 9억원에 이르는 추가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왕 사장은 “동부하이텍이 초반에는 피해 보상 액수를 논의하다가 최근 들어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며 “대기업 횡포가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이 건은 경쟁력 떨어지는 0.13미크론급 구리 공정 제품을 생산하지 않기로 하면서 생긴 문제”라며 “다른 고객사에게는 내년 물량까지 생산키로 협의를 마쳤지만 레이디오펄스와는 협의를 마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레이디오펄스가 요구하는 투자금 상환도 들어줄 수 없다는 쪽으로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왕 사장은 “미국 주 거래 고객이 RF 칩의 5년 공급을 요구하고 있어 1년 치로는 턱도 없이 모자란다”며 “조만간 최후통첩을 한 뒤 우리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