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K하이닉스의 올해 시스템 반도체 매출이 3억6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 시작한 지난 2010년 대비 5배 넘게 성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유경동 SK하이닉스 M8사업부 상무는 22일 오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시스템-반도체포럼 주최로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조찬 세미나의 연사로 나와 이 같이 밝혔다.
유 상무는 “현재 8인치 공장인 M8의 총 생산 여력은 10만장(월 웨이퍼 투입 기준)인데 이 가운데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 9만장을 할당하고 있다”며 “올해 M8 공장의 총 매출은 5억달러, 이 중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관련 매출은 3억6000만달러로 71%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을 처음 시작했던 2010년 시스템 반도체 매출은 6400만달러에 불과했으니 단 2년 만에 462%, 무려 5배 이상 성장을 일군 것이다.
유 상무는 “M8은 메모리 공장을 시스템 반도체 생산 용도로 전환에 성공시킨 업계 최초 사례”라며 “D램 트랜지스터를 130나노 CMOS이미지센서(CIS)에 그대로 적용하는 방법으로 연구개발(R&D)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게 일단 주효했고, CIS 직접 생산과 파운드리를 병행해 라인별 생산 여력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던 것도 매출 성장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실리콘웍스(DDI), 티엘아이(DDI), 르네사스(DDI), LG전자(DDI), 실리콘화일(CIS), 피델릭스(메모리) 등의 팹리스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실리콘마이스터와 거래 관계를 맺고 전력관리칩(PMIC)도 생산 중이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소형 모바일 DDI 및 자동차용 반도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내부 계획을 갖고 있다.
한성규 SK하이닉스 M8 사업부장(전무)은 “내년 1분기 내지 2분기 중 M8 공장이 완벽한 시스템반도체 전용 라인으로 전환된다”며 “12인치(300mm) 웨이퍼 확장 투자도 고려는 하고 있지만 아직 회사 내부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유 상무는 이날 파운드리 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파운드리 사업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공정의 지적재산(IP) 확보였다”며 “SK하이닉스도 아직 보유하지 못한 IP가 굉장히 많은데, 팹리스 업체들이 요구하는 IP를 다 구입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기관 산하 연구기관이나 대학 등에 흩어져 있는 IP를 한 데 모으고 팹리스-파운드리-IP제공자의 오픈 생태계가 구축된다면 상호 윈-윈 하는 그림이 그려짐과 동시에 부품 국산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