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ICT 결산/디지털가전] 프리미엄 가전 인기, 스마트 기능은 시기상조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올해 디지털가전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프리미엄 모델이 주력 제품으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냉장고는 900리터 용량에 3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제품이 새롭게 등장했고 김치냉장고의 경우 400만원이 넘기도 했다.
와이파이, 블루투스, 스마트폰 제어 기능 등이 포함된 스마트 가전은 작년에 비해 관련 모델이 많이 등장하지 않았다. 이는 아직까지 스마트 가전에 대한 인식이 대중화되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반드시 스마트 기능이 들어가지도 않았다.
◆비싼 제품일수록 잘 팔렸다=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생활가전 시장은 유럽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1분기 9570억원, 2분기 9690억원, 3분기 1조118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 시장이 늘어났다.
시장이 커지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냉장고의 대형화 바람이다. 이제까지 700리터급 제품이 주류를 이뤘다면 올해는 800리터급 이상 모델의 비중이 커졌다. ‘상(上)냉장·하(下)냉동’ 구조를 갖춘 프렌치도어 제품이 올해 처음으로 등장했으며 기존 제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고가에도 불구하고 5.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실제로 냉장고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900리터급 냉장고가 잘 팔린다. 지난 7월 먼저 제품을 선보인 ‘지펠 T9000(900리터)’은 출시 한 달 만에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지금도 월 1만대 가량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LG전자도 뒤이어 ‘디오스 V9100(910리터)’을 출시하고 맞불을 놨다. 8월 25일 처음 출시된 이후 50일 만에 2만대 판매를 돌파해 지펠 T9000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900리터 이상 대용량 냉장고는 가격이 3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양사의 대표 모델이 월 1만대 이상 판매된다는 점은 그만큼 프리미엄 가전제품 수요가 적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계절가전인 에어컨은 수량 자체로는 작년보다 시장이 줄었다. 무더위가 늦게 찾아와 제조사들이 제품 생산을 일찍 접었기 때문이다. 에어컨은 본격적인 여름 이전에 제품 생산이 대부분 마무리된다.
올해는 6월 판매 물량이 지난 4년 중 최저를 기록했다. 7월 이후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판매량이 다시 높아져 그나마 위안꺼리가 됐다. 대신 겨울철에도 사용이 가능한 인버터 에어컨은 판매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 예상했던 것 보다는 다소 천천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세탁기의 경우 TV, 냉장고와 마찬가지로 대용량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늘어났다. 작년과 비교해 14Kg 이상 모델의 시장점유율이 45.1%에서 55.3%로 높아졌다. 여기에 드럼세탁기는 세탁뿐 아니라 건조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 자체로 보면 프리미엄급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공급량은 전년동기대비 3%가 줄었다. 대신 시장 규모는 3.5% 늘어난 58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4대 가전제품(TV,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프리미엄급 제품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급 제품이 한 동안 시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고 보고 있는 것. 다만 프리미엄급에 적용된 기술이 보급형에 언제 적용되느냐가 관건이다.
이후에는 스마트 가전이나 혁신적인 제품이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본격적인 대중화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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