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에 대한 국내 주요기업과 정부기관의 투자가 내년부터 본격 시작된다.
2013년 국내 SDN 시장이 490억원 규모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SDN 기술 검증을 위한 테스트, 소규모 적용이 활발히 이뤄지는 시기를 지나, 오는 2014년부터는 SDN 시장이 본격 성장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SDN 커뮤니티인 오픈플로우코리아(www.openflow.co.kr)가 국내 84개 기업·기관의 네트워크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내년 SDN 투자는 민간에서 290억원, 정부지원으로 200억원 규모가 이뤄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8%가 SDN 연구개발이나 상용제품 구매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 투자시기로는 74.5%가 2013년을 꼽아, 대부분 내년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2013년 상반기가 40.9%로 가장 많았고 2013년 하반기가 33.6%의 비중을 나타냈다. 2014년이 22.7%, 2015년 이후가 2.7% 순이다.
투자규모는 3억원 이하가 전체의 59.1%로 가장 많았다. 많은 기업이 초기에는 대규모 투자 대신 소규모 솔루션의 도입과 테스트베드 구축에 주력해, 검증 및 선점 효과를 얻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억 이상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응답자는 40.9%를 나타냈다. 특히 5억 이상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기업의 비율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10.9%에 달했고, 일부 대형사업자는 10억 이상 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기업의 SDN 관련 인력 요구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결과, 내년에 약 400명의 SDN 관련 신규인력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2014년 이후에는 인력 채용규모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인력 채용은 70.4%의 응답자가 내년에 바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인력 채용 규모는 3~5명이 30.8%, 1~2명 26.4%를 나타내, 초기에는 소규모 테스크포스팀(TFT) 형태로 SDN을 준비해나가겠다는 기업이 많았다.
하지만 일정규모를 갖고 있는 대기업 위주로 10명 이상을 채용하겠다는 응답(17.6%)이 많았다. 30명 이상을 대규모로 채용해 전격적으로 SDN 사업을 준비하겠다는 사업자도 7.7%로 나타났다.
현재 SDN을 활성화하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담당자들은 다양한 활용사례(유즈케이스) 발굴(36.%)을 꼽았다. 생태계 활성화(29.1%), 안정적인 컨트롤러와 애플리케이션(20.5%), 주도사업자들의 선도투자를 통한 검증(13.9%) 요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오픈플로우코리아측은 “일차적으로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유즈케이스 발굴 및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한 것”이라며, “현재 준비되고 있는 다양한 분야, 다양한 규모의 유즈케이스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내년도 시장전망을 밝게 해주는 지표”라고 풀이했다.
생태계와 관련해서도 “정부지원 및 민간 차원의 협업을 기초로 지난 6개월간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며 “향후 1년 동안 다양한 시도와 투자를 바탕으로 더 활발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SDN 활성화 걸림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도 비슷한 응답이 나왔다. 39.7%의 응답자들이 다양한 유즈케이스의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37.1%는 검증되지 않은 기술력이라고 답했다.
이는 “SDN을 가능성 차원이 아닌 실제 적용 가능한 솔루션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며, 현재 시점에서 SDN을 고려하고 있는 많은 기업의 담당자들이 SDN을 단순한 테스트 용도가 아닌 실제환경의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SDN 활성화로 인한 기대효과로는 서비스 민첩성 강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가장 많이 꼽았다.
‘벤더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의 변화’는 19.2%의 응답률을 보였고, ‘공정한 시장환경 조성’은 2.6%의 응답자에 불과했다.
오픈플로우코리아는 SDN 시장이 2014년부터 크게 성장해 3년 뒤인 2016년에는 15배가량 늘어난 7250억원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11년 기준 1조3000억 네트워크 시장의 55.77% 규모이다.
3~4년 안에 절반이 넘는 네트워크 시장이 SDN으로 빠르게 대체되거나 새롭게 형성돼 전체 네트워크 시장 규모를 키울 지 주목된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류기훈(Victor) 오픈플로우코리아 운영자(DMX코리아 SDN전략팀장)은 “내년도 SDN 시장은 전체 네트워크 시장 대비 3.76% 규모로 상대적으로 적지만 초기 시장 규모면에서는 적지 않은 수치이며, 기업의 투자규모는 당초 예상보다는 컸다”며, “국내 상위 50개 기업은 SDN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30억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