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냐 MS냐…삼성전자, 모바일 전략 ‘선택의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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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29일(현지시각) 구글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새 레퍼런스 단말기 ‘넥서스’ 시리즈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 이후 1년 지난 6월 태블릿 ‘넥서스7’ 이후 4개월 만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4.2버전(젤리빈)을 내장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는 모바일 OS 윈도폰8을 정식 출시하고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시리즈 시판을 발표했다. 구글은 미국 뉴욕에서 관련 행사를 열 계획이었으나 기상악화로 블로그 발표로 대신했다. MS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제품을 공개했다.
제조사는 주판알을 튀기는 중이다. 대세는 안드로이드다. 윈도폰8은 잠룡이다. 2개를 다 집중할 여력이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선택은 생존을 좌우한다. 이날 2곳 모두 제품을 선보인 제조사는 삼성전자 1곳뿐이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태블릿 ‘넥서스10’을 MS와 스마트폰 ‘아티브S’를 내놓았다. 이번에도 삼성전자가 먼저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폰 갤럭시 시리즈로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3분기부터 ‘갤럭시S’를 시작으로 안드로이드폰을 본격적으로 키웠다.
애플과 엎치락뒤치락 했으나 작년 첫 연간 스마트폰 1위에 오른데 이어 지난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분기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성장에 힘입어 안드로이드 OS는 스마트폰 OS 점유율 70%에 육박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멀티 OS 전략을 취했다. 자체 OS부터 범용까지 유료든 무료든 제조사가 활용할 수 있는 OS는 모두 활용했다. 한 OS에 쏠려 OS 업체에 끌려 다니지 않기 위한 것과 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키 위해서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로 1년 반 만에 스마트폰 5위(점유율 5%)서 1위(점유율 30% 이상)가 됐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안드로이드 OS는 68.1% 점유율을 차지했다. 안드로이드가 너무 커졌다. 삼성전자의 의존도도 높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를 쥐고 있는 구글에 휘둘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안드로이드 자체가 지니고 있는 위험성도 생각해야 한다. 안드로이드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한 가닥 한다는 회사 대부분에게 특허침해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OS 자체는 무료지만 부대비용이 많아진다.
구글 역시 이번 넥서스 시리즈 발표에서 볼 수 있듯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려 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크는 것을 원하는 것이지 특정사가 크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1억대를 파는 것보다 10개 회사가 1000만대씩 파는 것이 구글이 제어하기도 쉽다. 넥서스가 대표선수지 갤럭시가 대표선수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더 이상 안드로이드가 강해지기 전에 대안이 필요하다. 자체 OS가 가장 좋지만 키우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자체 OS 바다를, 통신사 제조사 인텔 등과 힘을 모은 타이젠 OS에 통합한 이유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 확산이 빠르다. 타이젠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타이젠이 궤도에 오르기 전 특정 OS의 스마트폰 생태계 독점을 막아야 한다.
이에 따라 아티브S의 성공 여부는 MS의 모바일 시장 안착은 물론 향후 삼성전자의 멀티 OS 전략을 판가름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윈도폰8 OS가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이 설 경우 삼성전자가 아티브 시리즈를 갤럭시 시리즈처럼 육성할 가능성이 높다. 노키아가 MS의 우선 협력 업체지만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에서 마찬가지였던 HTC를 밀어냈던 경험이 있다. MS도 윈도폰 OS의 확산이 중요하지 노키아가 중요치 않다. 타이젠의 시장 진입 여건도 지금보다 나아지는 부수적 이익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OS의 춘추전국시대 도래다. 스마트폰에서 삼성전자 우위는 공고해진다.
그러나 윈도폰8 OS가 이번에도 별다른 시장성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 쏠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윈도폰 스마트폰은 명맥만 유지한 채 다음 버전을 준비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럴 경우 구글과 애플의 대결이 이어지며 제조사의 구글 올인은 심화된다. 안드로이드폰 제조사 수익성 악화 속도를 앞당길 것이다. 구글의 입김은 더 강해진다.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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