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대만 디스플레이 업계가 연이은 적자로 울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원가 절감 및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삼성)했거나 3분기 흑자(LG)를 앞두고 있으나 대만 업체들은 당분간 적자 상태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인 치메이이노룩스(CMI), AU옵트로닉스(AUO), 한스타, CPT는 상반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대만 전문지 디지타임스는 이들 업체들의 상반기 총 적자 규모가 577억대만달러(우리돈 약 2조2000억원)에 달했다며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라인 전환 등 다양한 방안을 전개하고 있으나 하반기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대만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하위 업체인 한스타와 CPT는 중소형 패널이 전문이지만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그대로 맞았다. CPT는 6세대 라인에서 평균판매가격이 높은 중소형 제품으로의 전환이 얼마 전 이뤄졌지만 태블릿용 광시야각 패널 수율이 예상보다 저조해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스타의 경우 10인치 이하 중소형 패널 비율이 83%로 높은데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낮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CMI와 AUO도 적자 행진을 거듭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대형 TV용 패널 판매가 신통치 않자 태블릿용 패널 생산을 늘리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분기 이들 업체의 태블릿용 패널 매출은 1분기 대비 각각 89.7%, 7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패널 공급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도 대만 업체들에게는 골칫거리다. 중국 업체들은 수입 LCD 관세 인상(3%→5%) 등 중국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 덕에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BOE의 경우 2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그 폭이 축소되고 있으며 3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SOT의 지분 55%를 보유하고 있는 TCL의 리동셩 회장은 “5%의 수입관세도 여전히 낮다”며 다시 한 번 관세를 인상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관세가 추가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은 낮지만, 이러한 얘기들이 나오는 것 자체가 대만 업체들로서는 위기”라고 말했다. 삼성과 LG는 수입 관세를 물리지 않기 위해 중국 현지에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