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잇장 두께 스마트폰의 비밀, 반도체 적층 기술이 뜬다
-반도체 위에 반도체 올려 성능·전력소비량 잡아…제품 두께는 물론 디자인에도 영향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스마트폰, 태블릿 등 휴대용 스마트 기기가 급속히 보급되면서 성능이 예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배터리의 경우 리튬이온과 리튬폴리머 이후 별다른 성능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 선보이고 있는 스마트 기기는 전력 관리 반도체 최적화와 제작 공정 미세화를 통해 전력소비량을 줄여 사용 시간을 늘리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적층’ 기술에 따라 스마트 기기 설계는 물론 성능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적층 기술은 말 그대로 반도체 위에 또 반도체를 쌓아올린 탑 형태를 말한다. 예컨대 최근 국내에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S3’의 경우 내수용은 물론 해외용에 반도체 적층 기술이 적극적으로 사용됐다.
2GB 메모리가 탑재되는 LTE 모델의 경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에 4단으로 반도체가 적층되어 있다. 3G 모델은 ‘엑시노스4412’ AP에 1GB LP DDR2 메모리<사진>가 올라가 있는 형태다.
AP 위에 메모리를 올릴 수 있던 원동력은 제작 공정 개선은 물론 향상된 반도체 적층 기술 덕분이다. 반도체 적층 기술은 크게 패키지 위해 패키지를 쌓는 ‘패키지 온 패키지(PoP)’, 웨이퍼에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을 만들어 승강기처럼 데이터를 전달하게 하고 반도체를 올리는 ‘실리콘 관통 전극(TSV)’ 등이 대표적이다.
최신 스마트 기기에서 반도체 적층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갤럭시S3의 경우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계는 물론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어 반도체 적층 기술을 적용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이와 달리 핵심 부품을 외주에 의존할 경우 제작 공정은 물론 반도체 적층 기술을 적용하기가 까다롭다.
실제로 애플 뉴아이패드는 AP 발열량이 높아 메모리를 적층하지 못했다. 대신에 열을 빼내기 위한 방열판이 달려 있다. 메모리를 따로 장착해야 하는 만큼 기판 크기가 늘어났고 이는 배터리를 내장할 공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블릿이라면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배터리 용량을 줄이지 않으면 뾰족한 방법이 없다.
최근에는 무선 반도체 적층이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물리적인 연결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자계 결합, 그러니까 자기력을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새로운 형태의 반도체 적층 기술이다. PoP나 TSV보다 안정성이 높고 저렴한 가격으로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허청이 지난 4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70건이 출허됐고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 15건, 삼성전자 10건, SK하이닉스 1건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TSV가 먼저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선 반도체 적층 기술은 상용화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TSV로 구현해낸 상태이며 AP와 메모리를 더하는 적층 기술도 조만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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