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네덜란드에서 애플에 승리했다. 나라마다 사안마다 판결이 엇갈린다. 승부의 추가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을 경우 장기전은 불가피하다.
20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손을 들었다. 삼성전자가 공격을 위한 소송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개의 통신표준특허 침해 주장 중 1건을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도 같은 특허로 애플을 공격했지만 이들 국가에서는 실패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번 판결로 당장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특허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프랜드(FRAND: fair, reasonable & non-discrim inatory)’ 조항 때문이다. 프랜드는 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 특허로 제품을 만들고 추후 특허 사용료를 지급하는 권리다.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반독점 혐의로 처벌 받게 된다.
네덜란드 법원은 이전 재판에서 애플이 특허를 침해한 것은 인정되나 판매금지 보다는 로열티 협상을 하라고 권고했다. 또 애플은 퀄컴을 통해 이 특허를 피해갈 수 있는 특허소진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네덜란드 시장에만 국한 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판결은 애플이 당사의 무선통신기술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해 준 것”이라며 “법원의 판결에 의거, 애플 해당제품 판매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 청구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삼성은 그간 무선통신분야에서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혁신 기술과 제품으로 업계 발전에 기여해 왔으나 타사의 특허침해에 대해서는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인 법적적 대응을 통해 당사의 권리를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