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지난 2분기 팔린 스마트폰 2대 중 1대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했다. 안드로이드는 지난 2008년 4분기 첫 단말기가 나오기 시작한 뒤 9분기 만에 세계 정상을, 11분기 만에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안드로이드의 성공에는 OS에 관련된 비용이 무료라는 점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OS 개발사가 업그레이드 등 지속적인 지원을 함에도 불구 단말기 제조사는 OS 탑재와 관련된 로열티 등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구글’이라는 브랜드도 영향을 미쳤다. 이 안드로이드의 성공 공식이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011년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OS 점유율’ 보고서를 통해 “안드로이드에 대한 저항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A는 ▲통신사는 ‘지배’보다는 ‘균형’을 추구하는 점 ▲지적재산권(IPR) 소송으로 ‘안드로이드=공짜’라는 이점이 소멸되는 점 등을 안드로이드의 위기가 시작되는 근거로 제기했다.
지난 2분기 안드로이드 OS의 전 세계 점유율은 47.7%다. 한국 등 대부분의 선진시장에서는 60%까지 넘었다. 블랙베리 OS와 심비안 OS가 차지하던 시장을 흡수했다. 구글이 OS에 대한 정책을 바꿀 경우 꼼짝할 수 없는 위험성이 높아진 셈이다. 통신사가 안드로이드 지배 시장에 대한 우려를 하게 되는 이유다.
기본적으로 통신사는 스마트폰 OS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입자를 늘리고 가입자당당평균매출액(ARPU)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애플 ‘아이폰’을 견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 시장에서 통신사들이 삼성전자가 50%를 넘는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삼성전자 제품만 도입하지 않는 것도 비슷하다.
안드로이드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안드로이드폰 제조사 경쟁도 심화된다. SA는 지난 2분기 안드로이드폰 평균 판가를 200달러 전후로 파악했다. 유럽과 아시아는 100달러 전후로 내려갔다. 안드로이드폰을 팔아서 남길 수 있는 이윤이 급감하는 추세다.
안드로이드폰 주요 제조사 중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을 올린 곳은 삼성전자와 HTC 뿐이다. LG전자 모토로라모빌리티 소니에릭슨 등은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봤다. 여기에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중국 제조사 ZTE 화웨이 등이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가격 이점도 없어지고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 진영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과 특허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OS를 개발한 구글, 단말기를 만드는 제조사 등 전방위 공세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혁신을 막기 위한 공격이라고 비판을 하고 있지만 특허도 엄연한 기업의 경쟁력임을 감안하면 안드로이드 OS 탑재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SA는 “2012년까지 안드로이드 라이센스 비용이 10달러 이상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라며 “때문에 제조사들이 내년부터는 윈도폰 미고 웹오에스 바다 리모 등 대안 OS 단말기 출시를 본격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