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LCD 시황 악화의 영향으로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일부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 분야 투자는 늘리기로 했다.
29일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설비투자 규모인 23조원은 변동 없으나 사업부별로 반도체부문의 일부 증가와 LCD 부문에서의 일부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LCD 사업부는 지난 1분기 2년만에 2300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2100억원의 적자를 냈다. TV 수요 부진으로 LCD 시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3분기부터는 LCD 수요가 증가하긴 하나 TV 완제품 업체들이 보수적인 구매 정책을 가져가고 있는 만큼 획기적인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LCD 부문의 투자를 축소하는 이유도 이 같은 맥락으로 분석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도 2분기 실적발표 IR에서 올해 1조원 가량의 투자 규모를 축소한다는 발표를 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의 투자 확대 소식은 1분기부터 꾸준하게 나왔던 얘기다. 앞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투자는 1년 단위로 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초 계획 대비 메모리 분야에서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투자 확대 전략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중이고, 경쟁 업체들은 영업이익이 줄어들거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의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D램 업체간 치킨게임을 끝내겠다는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고, 공격적으로 낸드플래시 생산력을 증대하고 있는 도시바를 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