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주력 제품인 PC용 D램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앞선 미세공정전환에 따른 원가경쟁력 확보,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모바일 메모리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한 것이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삼성전자는 29일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매출 10조6600억원, 영업이익 3조3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전체 영업이익 4조8600억원 가운데 70%가 넘는 이익을 반도체 부문에서만 올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2조9400억원의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바 있으나 3분기 이 같은 기록을 새롭게 경신했다.
3분기까지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낸 누계 영업이익은 8조2200억원으로 D램이 최고 호황기를 구가했던 지난 2004년 영업이익 7조77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2004년 당시 발표는 본사 기준 실적이어서 연결 기준인 현재와는 차이가 날 수 있지만 한 분기가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최대 기록 경신은 확실시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경이로운 기록을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앞선 미세공정 전환 및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지난 3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PC 수요 상승세가 꺾이면서 PC용 D램의 공급과잉 및 가격 하락이라는 좋지 않은 시장 상황이 계속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40나노급 제품의 비중 확대 및 30나노급 양산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일반 PC용 D램보다 20% 가량 가격이 높은 서버와 모바일 등에 사용되는 D램에 대응해 좋은 결과를 냈다.
낸드 플래시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공급을 늘렸고 20나노급 공정 전환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여 나간 것이 실적으로 되돌아왔다.
시스템LSI 지속적인 신규 모바일 기기 및 500만 이상 고화소 센서 수요 증가로 모바일 AP, CMOS 이미지 센서 등 주요 제품군에서 전년 동기는 물론 전분기 대비 매출·이익 양면에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력 제품인 메모리 가격이 전분기 대비 하락세가 지속된 가운데 이룬 성과로 다시 한 번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4분기도 PC용 D램의 수요 둔화 속에 경쟁사들의 공정전환 개선이 이뤄져 공급과잉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주력제품인 DDR3에서 30나노급 공정을 확대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비교적 가격 안정세를 보이는 서버와 모바일용 D램의 판매 비중도 늘릴 예정이다.
낸드플래시는 많은 업체가 내년 초에 태블릿PC 출시를 앞둔 만큼 호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