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과거에는 공극과잉 국면으로 접어들면 불안감이 컸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감이 있다. 3분기 결과적으로 이익은 줄었지만 점유율은 늘었다. 우리 IPS 패널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고객 기반이 상당히 강화됐다.”
21일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3분기 실적설명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3분기 LG디스플레이는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18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TV 수요 감소가 패널 공급과잉을 불러왔고 가격하락으로 이어진 것이 실적 부진의 주 원인이다.
권 사장은 “시장 상황은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누가 잘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분기 실적에 대해 “고무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려운 국면에서도 경쟁사 대비 사업을 잘 이끌었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7월부터 공급과잉이 시작됐는데, 이런 상황은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고, 그 노력을 했다”며 “IT와 모니터, 노트북은 우리가 항상 1등이었고, TV도 이제 1등에 거의 근접하는 등 점유율이 늘었다”고 말했다. 패널 가격 하락에 따라 이익은 줄었지만 3분기 6조6976억의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경영 기조에서 비롯됐다.
근본적으로는 LG디스플레이 제품 경쟁력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고객 기반이 상당히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 IPS LCD 패널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탑재되면서 대외 명성이 높아진 상태다.
권 사장은 “TV, 모바일, IT 등 3개 사업 분야에서 IPS를 선호하는 고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북(태블릿) 사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 가운데 10곳의 기업이 우리와 사업을 하기로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시야각 등 VA 방식에 비해 장점이 많은 IPS 패널이 스마트폰과 스마트북, 스마트TV에 적합하다”며 자사 IPS 패널을 ‘스마트 패널’로 부르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VA 방식 패널을 생산해오던 국내외 업체들이 IPS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일부 업체는 생산, 판매까지 진행하고 있다”며 “이것은 LG디스플레이가 IPS 패널의 기술적 우위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LG디스플레이는 LCD 회사로 갖춰야 될 품질, 생산성, 구매 경쟁력, 원가경쟁력 마케팅력 등 기본 역량은 충분히 갖춘 기업이 됐다”며 “내년에는 경쟁사가 할 수 없는 차별화된 기술,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고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4분기 적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IT나 모바일 패널의 가격은 이미 바닥에 근접했다”며 “변수는 TV 패널인데 가격 안정화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