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한국e스포츠협회가 사실상 블리자드와의 협상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업기획국장은 지난 4일 “지금은 블리자드와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1일 한국e스포츠협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재협상 의지를 전했지만, 블리자드가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리자드는 협회의 요구에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할 말은 모두 했다”며 국내 e스포츠 및 방송에 대해 독점권한을 가진 그래텍과 협상을 주문했다.
이제 e스포츠협회에게 남은 카드는 그래텍과의 협상뿐이다. 김 국장은 “내부적으로 그래텍과 어떤 얘기를 할지 결정이 안됐기에 아직 협상에 나서기는 이르다”며 단기간 내에 그래텍과 협상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블리자드와 오해를 먼저 풀어야 한다고 본다”며 기약없는 재협상에 미련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e스포츠협회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번 사태에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요구는 정당하다는 것이 e스포츠팬들의 대다수 의견이다. 이에 협회는 지재권을 인정한 상태에서 협상이 진행됐지만, 블리자드의 과도한 요구가 문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김 국장은 “블리자드와 협상 관련 자료를 일찍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래 자료 공개는 블리자드와 재협상 추이를 보고 결정할 일이었지만, 지금은 물거품이 된 상태. 여론이 더 악화되기 전에 자료를 공개해 분위기를 돌릴 전략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김 국장은 MBC게임과 그래텍의 협상 논의에 관해선 “말이 와전된 것”이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그래텍 측은 “MBC게임이 협상 의지를 밝혔다”며 “그 외 방송사나 게임단에선 연락이 없으나, 어떤 상대와도 원만하게 협상을 진행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e스포츠협회 내부에선 이 문제로 상당히 고민이 깊을 것으로 관측된다. 온게임넷도 그래텍과 협상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단이 개별적으로 그래텍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게임단과 공동 대응하기로 한 이상 그 같은 예견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김 국장은 강하게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