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첫 돌 맞는 우주항공청, 윤영빈 "2045년까지 우주산업 韓 점유율 10%로 확대"

백지영 기자

지난해 5월 27일 경남 사천에 개청, 2030년 신청사 입주 예정

오는 11월 누리호 4차 발사 계획, 민간에 기술 이전 마무리

올해 예산 전년比 27% 증가한 9649억원, "예산 증액 필요"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21일 오후 우주항공청에서 개최된 개청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우주항공청]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21일 오후 우주항공청에서 개최된 개청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우주항공청]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강의 기적과 반도체의 기적에 이어 우주를 통해 대한민국의 세번째 기적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인프라 확충과 예산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를 발판으로 오는 2045년까지 현재 1%에 불과한 국내 우주산업 세계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끌어올리겠습니다."

지난 21일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사진>은 경남 사천에서 열린 개청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목표를 밝혔다. 우주항공청은 지난해 5월 27일 한국판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를 표방하며 공식 출범했다. 현재 총 281명의 인력을 확보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산·학·연 출신의 우주항공 전문가다.

이날 윤 청장은 "우주항공청 개청은 단순한 조직의 출범을 넘어, 대한민국이 우주항공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위대한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출발점"이었다고 자평하며 "올해 예산은 전년 대비 27% 이상 증가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민간 기업 육성을 위한 '맞춤형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 올해 예산 9649억원, "우주항공 제3의 기적 위해선 확대 절실"

우주항공청의 올해 예산은 9649억원으로 지난해 7598억원에 비해 약 27% 이상 늘었지만 막대한 비용이 드는 우주항공산업 지원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한 정책 세미나에서 김민석 한국항공우주산업협회 부회장은 "올해 예산은 과기정통부 시절 계획했던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KPS 개발 사업에 대부분 투입돼, 새로운 사업을 하고 싶어도 예산 여력이 없다"며 "최소한 우주항공청 예산이 2조 원은 돼야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며 예산 증액을 요청하기도 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21일 오후 우주항공청에서 개최된 개청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우주항공청]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21일 오후 우주항공청에서 개최된 개청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우주항공청]

윤 청장 역시 "일본,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결코 큰 액수는 아니다"라면서 "우주항공으로 제3의 기적을 창출하기 위해선 더 많은 예산투입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현재 국내 우주항공산업 구조를 살펴보면, 위성제조나 발사체 제작과 같은 업스트림과 위성활용서비스 등의 다운스트림 시장이 약 7:3 비중인 반면, 전세계 다운스트림 시장은 80%가 넘는다"며 "즉,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의 시장이다보니 업스트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결국 민간영역이 확대되기 위해선 다운스트림의 비중을 키워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예산 확보도 중요하지만, 다운스트림 숫자를 늘려서 민간을 확대하고, 글로벌로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우주농업이나 제약, 우주호텔 등 기존에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우주산업으로 눈을 돌려, 우주경제시대에 통찰력을 지닌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우주항공청이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주항공청은 개청 이후 지난 1년 간 주요 성과로 우주 분야 국제협력과 국가우주위원회 운영을 활성화, 항우연과 천문연 등 직할연구기관 조직 개편, 국가위성 운영체계 확립 등을 꼽았다.

윤 청장은 "사우디와 체코 등 국내 기업의 수요가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해외진출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태양관측망원경 코덱스(CODEX)'와 우주망원경 스피어x를 NASA와 공동 개발해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며, 우주방사선 측정용 큐브위성도내년 중에 발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11월 '누리호' 4차 발사…민간 중심 발사 전환

현재 우주항공청은 5기의 저궤도 위성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70기로 늘어나는 것에 대비한 운영 기반도 마련 중이다. kg당 2500달러 수준의 경제성 있는 재사용 발사체를 확보하는 등 '우주 고속도로' 건설 계획도 전했다.

당장 오는 11월에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의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특히 민간 중심 발사 시장을 열기 위해 항우연과 체계종합기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으로의 누리호 기술이전 협의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32년 달 착륙 목표를 재사용 발사체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사업계획 개선도 추진 중이다. 윤 청장은 "이번달에 기재부에 사업 적정성 재검토를 요청했고, 속도감 있게 진행되도록 행정절차 진행과정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 로드맵도 보완 중이다. 이달 우주개발진흥실무위를 개최해 위성 발사 일정 조정, 연구조직 개편 등의 조정안을 의결해 2035년까지 KPS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외에 오는 2030년엔 경남우주항공국가산단(사천지구)에 건립되는 신청사에 입주할 예정이다. 현재 우주항공청은 아론비행선박산업 건물을 임대해 임시청사로 쓰고 있다.

한편 우주항공청은 개청 1주년을 맞아 오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제1회 우주항공의 날'을 비롯해 '우주항공 주간'을 진행할 예정이다. '항공의 날' 기념식은 우주항공청에서 개최하고 '우주항공 주간 선포식'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연다. 47m 크기의 누리호 실물모형 제막식을 비롯해 토크콘서트, 문화체험 부스 등 부대행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윤 청장은 "이번 '우주항공 주간' 프로그램은 전 국민이 '우주항공문화'를 함께 편하게 즐기는 데 있다"며 "특히 어린이, 학생들이우주항공에 대한 호기심과 꿈을 키우는 뜻깊은 기회가 되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