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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만? 아이폰도 '제미나이'…애플·구글, 생성형 AI 통합 ‘막바지’

김문기 기자
애플 비주얼 인텔리전스
애플 비주얼 인텔리전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애플과 구글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협력을 위한 마지막 조율에 돌입했다. 이미 오픈AI의 챗GPT를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에 통합한 애플은, 이번에는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를 추가해 다중 AI 플랫폼 전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오는 6월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4월 30일(현지시간) 미IT전문매체 더버지 등 복수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검색 독점 소송 공판에 출석해 애플과의 협상이 진행 중임을 공식 확인했다고 전했다.

순다 피차이 CEO는 이 자리에서 올해 중반까지 제미나이 통합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2025년 말부터 아이폰에 탑재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피차이 CEO는 팀 쿡 애플 CEO와도 여러 차례 AI 로드맵과 통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애플 내부에서도 외부 AI 모델 도입을 공식화한 바 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수석부사장은 지난 WWDC 2024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AI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제미나이를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올해 2월 iOS 18.4 베타버전에서 ‘구글'을 선택 가능한 애플 인텔리전스 모델로 표기한 코드가 발견되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 WWDC를 통해 AI 도입을 전면화했지만, 아이폰 16 시리즈에 탑재된 애플 인텔리전스는 초기 기능 부족과 일부 출시 연기 등으로 완성도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제미니 통합은 미완의 기능을 메우는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5 시리즈에서 제미니 기반의 고급 AI 기능을 선보인 것과 비교하면, 애플로서는 경쟁사 대비 부족한 사용자 경험을 보완할 현실적인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애플은 다만, 제미니를 기존 AI 기능의 대체가 아닌 선택형 옵션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은 자사 기술에 두되, 외부 모델을 ‘보완재’로 활용하는 구조다. 이는 챗GPT와 동일한 방식으로, 필요한 요청이 있을 때 시리가 제3자 모델과 연동해 응답하도록 설계됐다. 외부 의존을 인정하면서도, 자체 AI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유지하려는 셈이다.

중국 시장 대응도 병행된다. 애플은 중국 내 애플 인텔리전스 미탑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 제휴해 중국 전용 AI 모델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제미니, 오픈AI 챗GPT, 중국계 모델까지 포함하면 애플 인텔리전스는 단일 프레임워크 위에 다중 AI를 유연하게 통합하는 복수 모델 생태계로 확장된다.

구글 입장에서도 애플이라는 거대 플랫폼과의 제휴는 제미나이 글로벌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양사는 이미 사파리 기본 검색엔진 계약을 통해 매년 수십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AI 통합은 단순 기능 연동이 아닌, 모바일 AI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서의 전면 재배치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오는 6월 개최되는 WWDC 2025와 공개될 예정인 iOS 19는 그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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