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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경량 모델 무료로 푼 네이버…석학·스타트업·개발자 '들썩'

이나연 기자
[ⓒ 네이버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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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네이버가 국내 기업의 주요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중 처음으로 상업화할 수 있는 경량 모델 3종을 무료 오픈소스로 공개한 지 하루 만에 유의미한 시장 반응을 얻고 있다.

2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가 자사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SEED(시드) 모델 3종을 전날 오전 11시경 허깅페이스에 공개한 이후 다운로드 수는 총 2400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허깅페이스는 세계 최대 AI 오픈소스 플랫폼이자 커뮤니티로 통한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이번에 오픈소스로 공개한 하이퍼클로바X 경량 모델 3종은 ▲하이퍼클로바X 시드 3B ▲하이퍼클로바X 시드 1.5B ▲하이퍼클로바X 시드 0.5B이다. 하이퍼클로바X 시드 3B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 정보도 처리할 수 있는 시각언어모델이다. 도표 이해, 개체 인식, 사진 묘사 등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 시드 1.5B와 하이퍼클로바X 시드 0.5B은 빠른 처리 속도와 적은 운영 비용이 장점인 '초경량' 모델이다. 국내·외 기업과 연구기관 등은 세 가지 모델 모두 필요에 맞게 조정해 사업 및 학술 연구에 이용할 수 있다. 이들 모델을 활용한 파인튜닝, 양자화된 파생 모델도 속속 생기고 있다.

이날 기준 하이퍼클로바X 시드 1.5B와 0.5B 모두 각각 파인튜닝 1건, 양자화 5건이 이뤄졌다.

조경현 뉴욕대 교수 엑스 계정 갈무리
조경현 뉴욕대 교수 엑스 계정 갈무리

학계와 스타트업계를 중심으로 한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AI 석학인 조경현 뉴욕대 교수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네이버는 이미 2019년부터 대규모 언어 모델을 연구해 왔고, 지속적으로 대형 모델을 훈련시키며 실제 상업적으로도 사용해 왔다"며 "지난 몇 년간 그들의 작업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어 기뻤고, 하이퍼클로바X 모델들이 공개되는 것을 보게 돼 반갑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하이퍼클로바X 시드 1.5B 모델을 중심으로 한 후기가 잇따랐다. 작은 사이즈 모델인데도 실무적 연구개발(R&D) 및 현장 응용에 있어 유용성을 확인했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평가다.

김태형 바이오넥서스 대표는 "매개변수(파라미터) 수가 기존 메타 오픈소스 AI 모델 '라마 3.2 3B' 대비 절반 수준이지만, 한국어 기반 R&D 기획과 현장 활용 측면에서 더 적합한 응답을 제공해 놀랍다"며 "바이오 분야에 특화된 파인튜닝과 검색증강생성(RAG) 기반, 온프레미스 서비스 구축을 상용화하는 관점에서 시도할 수 있는 최초의 국내 오픈소스 모델이라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김형준 스퀴즈비츠 대표 페이스북 계정 갈무리
김형준 스퀴즈비츠 대표 페이스북 계정 갈무리

김형준 스퀴즈비츠 대표는 "온디바이스로 잘 동작한다"며 "램(RAM) 1기가 정도만 사용해도 똑똑한 한국어 모델을 모바일 기기나 비행기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개발자들이 많이 찾는 익명 커뮤니티 아카라이브에서는 "VRAM 없이 그래픽처리장치(CPU)로만 돌렸음에도 품질과 속도 둘 다 쓸 만했다", "크기 치고 생각보다 성능이 좋다"와 같은 반응이 나왔다.

네이버는 '온 서비스 AI(On-Service AI)' 전략에 따라 자사 서비스에 안정적·비용 효율적 적용이 가능한 특화 모델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다. 이미지·영상·음성으로 확장한 멀티모달 모델, 저비용 경량 모델, 강력한 추론 모델을 중심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하고 이를 대규모 사용자 기반의 네이버 서비스에 적용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AI 생태계 확장을 견인하기 위해 기업용 솔루션 개발이나 오픈소스 공유도 이어간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최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소버린(주권) AI는 단일 기업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이며 국가적 차원의 총체적 역량이 요구되는 일종의 체력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기술 확보에 그치지 않고 일상에 밀착한 혁신적인 AI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탄탄한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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