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네이버클라우드?… “외산에 국산 붙이면 소버린AI? 언어도단”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외산 기술을 들여와 우리 것이라고 상표만 붙인 것을 소버린 AI(인공지능)라고 하는 건 언어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23일 서울 서초구 역삼동 네이버스퀘어에서 개최된 ‘네이버클라우드 테크밋업’ 간담회에서 자사의 소버린 AI 전략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최근 KT가 글로벌 빅테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가 공동 개발한 소버린 AI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네이버클라우드의 평가와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답변한 것으로, 해외 빅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KT의 소버린 AI 전략이 사실상 말이 안 된다며 저격한 셈이다.
김 대표는 “한 나라의 소버린 AI가 성공하려면 우선 정부와 기업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글로벌 밸류체인의 공급이 필요하며, 그 밸류체인 중에서 빠진 부분을 채울 기술 제공자들의 협조까지 세 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며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술 제공자로서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부분은 있지만, 단순히 외산 기술에 상표만 바꿔 단다 해서 소버린 AI라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사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모델 ‘하이퍼클로바X 시드(SEED)’ 3종을 상업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하며 국내 AI 생태계 확장을 예고했다. 올해 상반기 내 공개 예정인 플래그십 추론모델까지 더해,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 소버린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으로 국가의 기반 인프라가 될 AI가 어느 순간 남의 의지에 의해 멈출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며 “소버린 AI는 국가 안보나 보안 사항에 특히 직결된 만큼 한 기업이 감당하기 어렵고 국가 차원에서도 매우 큰 투자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네이버클라우드의 김유원 대표, 성낙호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과의 일문일답.
Q. 하이퍼클로바X 시드 모델이 네이버의 검색, 쇼핑, 예약,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통합될 예정인지 로드맵이 궁금하다.
A. (김유원 대표) 네이버 검색이 제일 크게 바뀔 예정이다. 최근 AI 브리핑 서비스가 나오기도 했는데, 더 자세한 얘기는 네이버 검색 부문에서 말하는 게 맞는 것 같다.
Q. 저비용 경량모델을 강조했는데, 실제 중소상공인들이 하이퍼클로바X 시드 모델을 적용하고자 할 때 GPU(그래픽처리장치)나 클라우드 인프라 비용 측면에서 이점은.
A. (김유원 대표) 네이버 서비스는 전국민 트래픽이 오가는 서비스로 경량모델이 필수다. GPU 가격 자체도 비싸지만 그걸 운영하는 전기료나 발열 문제도 큰데, 그래서 얼마나 짧은 시간에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지 또 비용효율적으로 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시드 모델은 커머셜 라이선스 제한이 없으므로 특히 한국에 있는 많은 기업들 중에서도 특히 대국민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들이 편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Q. 최근 글로벌 CSP(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들이 CSAP(클라우드보안인증제) 하등급을 획득하면서 우리나라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했고, 이제는 중등급 이상에까지 규제 완화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김유원 대표) AI와 클라우드는 전력망과 같이 국가 운영의 가장 기본 인프라다. 한국의 클라우드 시장은 외산 CSP들에도 다 열려 있다. 단지 우리나라 안보와 보안 측면에서 최소한의 보호 장치로 CSAP가 있는 것이다. 외산 CSP들이 CSAP의 보안 규정과 프로토콜에 맞춰야지, 그러지 않고 그들의 상황에 맞춰 규제를 완화하라고 하는 것은 도를 넘은 요구다. CSAP는 한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보안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제도다.
Q.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과 관련해 네이버클라우드의 진행 상황과 전략은.
A. (김유원 대표)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히 정부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나 사실 늦은 면이 있다. 2년 전에는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는데 이러다 일본보다도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그래서 우리도 정부 방향에 따라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서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하고 있다. 조만간 나오는 정책들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다.
Q.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발표한 ‘AI 인덱스’에서 ‘주목할 만한 AI 모델’로 한국 모델 중 하이퍼클로바X는 언급되지 않았는데.
A. (성낙호 총괄) 스탠퍼드 인덱스는 작년에도 우리 모델이 누락돼서 클레임을 걸기도 했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우리도 기술을 고도화하느라 바쁘다보니 논문으로 테크니컬 리포트를 작성하는 일들에 소홀했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모델들을 가지고 5월에 리포트를 낼 계획은 있다.
Q. 앞으로 나올 추론모델도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인가.
A. (성낙호 총괄) 경량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도 오랜 논의를 거쳐 사업적 환경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새로운 추론모델에 대해서도 오픈소스로 공개할 것인지를 비슷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내리게 될 것이다.
Q. 경량모델을 오픈소스화한 것이 단순히 좋은 일을 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라면 어떤 비즈니스 전략으로 추진하는 것인가.
A. (김유원 대표) 그냥 좋은 뜻으로도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 AI가 활성화돼서 굉장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야 정부 차원에서도 진흥 정책이 나올 수 있고, 네이버 자체도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영향력이 커지고 네이버의 AI 모델에 대한 주목도도 올라갈 것이다.
Q. 하이퍼클로바X를 이용자 입장에서 대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나올까?
A. (김유원 대표) 챗GPT 같은 이용자향 툴을 직접 만드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 한다면 테스트베드 정도로는 추진할 수 있겠지만 그걸로 구독모델을 만들거나 하진 않을 거다. 우리는 AI를 네이버 서비스에 적용해 실제 네이버 서비스들이 개선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Q. 클라우드 업체들 대부분이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직접 개발하고 있는데. GPU 비용 절감을 위해 NPU 개발 계획이나 다른 회사들과의 협력은 없을지.
Q. (김유원 대표) NPU는 우리도 자체적으로 연구하는 것들이 있다. 또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인텔과도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 GPUaaS 같은 것들이 기본 경쟁력이 되는 거라 독자 개발과 협업 등 모든 방향을 다 추구하고 있다. 그와 관련해 사업적 성취가 있다면 조만간 좋은 소식으로 전하겠다.
Q. 메타 라마는 대규모 상업화에 대해서는 라이선스를 받는 수익 구조인데. 네이버는 전면적인 오픈소스 정책인 건지. 그렇다면 장기적인 수익 구조는 어떻게 가져갈 건가.
A. (김유원 대표) 우리는 전면 상업 이용이 가능하지만 몇 가지 제약 조건은 있다. 네이버 자회사이므로 네이버와 네이버 주주들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AI 산업은 모델을 파는 게 시작일 뿐 이 생태계가 더 커진다면 AI를 위한 플랫폼, GPUaaS,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이런 비즈니스가 더 활성화될 것이다. 우리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해 창의적인 스타트업들이 나오고 같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역시 시장 파이가 커지면 같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 것이다.
Q. 국내 AI 개발 기업으로서 어떤 제도적 뒷받침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A. (김유원 대표) 완성된 기술이 아니기에 실수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 AI라는 게 모델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기반 생태계가 중요하다. 그 생태계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 정부의 진흥 정책은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게 갔으면 좋겠다. 우리가 빅테크만큼 AI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은 이유는 기술력 때문이 아니라 GPU가 없어서 그런 게 맞다. 정부에서 그런 공급을 만들어주면 당장 다음 달에도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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