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에 맞불 놓은 롯데…'자이언츠 팬심'으로 승부수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프로야구 시즌 개막과 유통업계가 팬심을 둘러싼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SPC삼립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손잡고 전국 9개 구단을 아우르는 '크보빵'을 출시하며 띠부씰 수집 열풍을 일으키자, 협업에서 제외된 롯데는 그룹 계열사 롯데웰푸드와 세븐일레븐을 앞세워 연고지 팬덤을 겨냥한 전용 상품으로 맞불을 놨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크보 통합'과 '자이언츠 단독'이라는 양강 구도 속에서 SPC삼립과 롯데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 기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선보이며 마케팅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SPC삼립의 크보빵은 지난 3월 출시 후 3일 만에 누적 판매 100만개를 돌파했다. 총 215종의 무작위 띠부씰이 동봉돼 수집 욕구를 자극한 결과, 2022년 흥행작인 '포켓몬빵'보다도 빠른 속도로 판매됐다. 개당 1900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요를 이끌며, SPC삼립 매출 반등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포켓몬빵 흥행이 반영된 2022년 SPC삼립은 전년 대비 매출 12.5%, 영업이익 35.2% 증가한 바 있다.
이에 맞서 롯데는 자이언츠 팬층을 정조준한 독자 전략을 꺼내 들었다. 롯데는 빵류 및 과자 제조업체인 롯데웰푸드를 활용해 세븐일레븐에서 '거인의 함성, 마!' 캠페인을 전개하고, 단팥빵을 포함한 7종의 전용 상품을 PB 브랜드 '세븐셀렉트' 라인으로 출시했다. 자이언츠 로고와 마스코트, 총 120종의 띠부씰이 포함된 단팥빵 역시 크보빵과 동일한 1900원에 판매된다.
롯데가 독자 노선을 택한 데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SPC가 KBO와 공동 프로젝트를 전개할 수 있었던 반면, 롯데는 경쟁사 주도의 협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위치다. 이에 롯데는 세븐일레븐 유통망, 웰푸드 제조라인, 자이언츠 연고지 지적재산권(IP)까지 그룹 내 자산을 총동원해 수직계열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다만 단일 구단에 집중한 전략은 크보빵과 같은 전국 단위 협업에 비해 팬층 저변이 좁을 수밖에 없다. 이에 롯데는 제품군을 다변화했다. SPC가 단일 품목에 띠부씰을 결합한 반면, 롯데는 다양한 PB상품을 동시에 선보이며 팬덤 소비의 폭과 밀도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
예컨대 2003년 단종된 스낵 '팅클'을 리메이크한 '마! 돌아왔다 팅클', 부산 명물 씨앗호떡을 활용한 '씨앗호떡빵' 등은 레트로 감성과 지역성을 결합해 브랜드 향수와 충성도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또한 최근 편의점 유통 환경에서는 체류 시간과 교차 구매율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고려됐다. 자이언츠 팬이라는 명확한 타깃이 있지만 규모는 제한적인 만큼, 다양한 제품을 한 번에 경험하도록 설계해 매장 내 체류 시간을 늘리고 회전율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세븐일레븐의 실적도 롯데가 나선 배경 중 하나다. 지난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8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약 200억원 손실 폭이 커졌으며, 같은 기간 매출은 6.4% 줄어든 5조2975억원에 그쳤다. 이러한 실적 압박 속에서 자이언츠 협업 PB상품은 브랜드 충성도 회복과 수익성 보완을 노린 다목적 카드로 해석된다.
물론 한계도 존재한다. 크보빵이 전국 단위 확산을 염두에 둔 플랫폼형 모델이라면, 자이언츠 단팥빵은 지역 기반의 단일 콘텐츠 모델이기 때문이다. 크보빵 시즌2가 예고된 가운데 롯데가 재차 협업에서 제외될 경우, 팬덤의 소외감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같은 야구 팬 마케팅이라도 지향점이 전혀 다르다"며 "SPC가 외연 확장을 통한 매출 극대화에 방점을 찍었다면 롯데는 충성 고객 기반을 다지는 내부 강화 전략에 가깝기 때문에, 결국 누가 더 설득력 있는 팬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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