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뀨티뷰티] '가성비 끝판왕' 다이소 뷰티템 맞대결…본셉 vs CNP

최규리 기자

K뷰티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아마존과 틱톡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명실상부한 흥행 보증수표가 됐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 브랜드까지 줄줄이 성공하며, K뷰티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10년 전만 해도 일본 여행길 돈키호테에서 캔메이크를 쓸어 담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올리브영, 각종 이커머스를 통해 K뷰티를 즐기는 시대다. 해외 소비자들 역시 K뷰티에 열광하며, 줄을 서서 사는 진풍경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 기사는 매달 월급의 4분의 1을 화장품에 쏟아붓는 기자가 '내돈내산'으로 같은 종류의 제품을 브랜드별로 한 달 이상 직접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감 없이 솔직하게 전하는 K뷰티 리얼 사용기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최근 다이소 뷰티 코너에서 초저가 화장품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가성비 라인업'이 본격화하 있는 흐름이다. 대기업 브랜드들 역시 다이소 전용 라인을 통해 가성비 끝판왕 자리를 노리며 히트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과거 다이소는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 중심의 유통 채널에 가까웠지만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주요 뷰티 기업들이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며 구조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미모 바이 마몽드', LG생활건강의 'CNP 바이 오디-티디', 애경산업의 '투에딧' 등은 모두 전 제품이 5000원 이하로 구성됐다.

가성비 화장품의 격전지로 떠오른 다이소에서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두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토니모리의 서브 브랜드 본셉 '비타씨 컨실 아이 크림'과 LG생활건강의 CNP '바이 오디-티디 블레쉬미 트리트먼트'다. 가격은 각각 3000원과 5000원으로, 눈 밑 커버와 색소 침착 진정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다. 직접 사용해 본 결과 두 제품은 제형, 사용감, 기대효과 면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기초 스킨케어 후 본셉 '비타씨 컨실 아이 크림' 바른 상태.
기초 스킨케어 후 본셉 '비타씨 컨실 아이 크림' 바른 상태.

첫 번째로, 비타씨 컨실 아이크림은 제품명은 아이크림이지만 실제 사용감은 컨실러에 가까운 제품이었다. 내추럴한 스킨톤의 묽은 크림 제형으로, 다크서클과 기미, 잡티 부위에 얇게 펴 바르면 피부 톤을 자연스럽게 정돈해 준다.

특히 '파데프리(파운데이션 없이 메이크업)'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유용할 것 같았다. 일반 컨실러 특유의 건조하고 두꺼운 사용감 대신, 아이크림 특유의 부드럽고 수분감 있는 텍스처로 눈가에 부담 없이 밀착되기 때문이다.

민감하고 건조한 피부에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를 느낄 수 있으며, 탄력 개선이나 멜라닌 완화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 제형 특성상 주름 사이에 끼기 쉬우므로 소량만 사용하는 것이 좋고, 수면 전보다는 메이크업 직전에 사용하는 편이 적합했다.

기초 스킨케어 후 '바이 오디-티디 블레쉬미 트리트먼트' 바른 상태.
기초 스킨케어 후 '바이 오디-티디 블레쉬미 트리트먼트' 바른 상태.

두 번째로, 바이 오디-티디 블레쉬미 트리트먼트는 트러블 관리, 색소 침착 개선에 초점을 맞춘 기능성 진정 제품이다. 크림형 젤 제형으로, 여드름을 짜고 난 자국이나 붉은 염증 부위에 얹듯 바르면 다음 날 피부가 눈에 띄게 진정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형은 수분 젤보다는 쫀쫀한 트리트먼트 크림에 가까워 밤에 듬뿍 바르고 자는 '슬리핑 팩'으로도 활용하기 좋다. 무향이며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예민한 피부에도 자극 없이 사용할 수 있고, 메이크업 전에도 밀림 없이 깔끔하게 발린다.

즉각적인 커버력이나 미백보다는, 색소침착과 염증 흔적을 차분히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제품이다.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타입이며, 10ml에 5000원이라는 가격은 기능성과 브랜드를 고려했을 때 가성비 면에서도 높은 평가다.

커버력과 톤업이 필요하다면 본셉 비타씨 컨실 아이크림이, 트러블 흔적 진정과 피부 개선을 원한다면 CNP 바이 오디-티디 블레쉬미 트리트먼트가 적합하다. 두 제품은 목적과 사용 루틴에 따라 선택의 기준이 나뉘며, 각각 즉각적인 커버 효과와 장기적인 피부 진정이라는 차별화된 강점을 지닌다.

다이소 매봉역점 뷰티 코너. [ⓒ다이소]
다이소 매봉역점 뷰티 코너. [ⓒ다이소]

특히 이 두 제품은 대형 뷰티 기업이 소비자와의 첫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다이소에 전용 제품을 선보인 '저진입 전략'의 대표 사례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듀프 소비(dupe)'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가격보다 효능을 우선시하는 소비 성향을 반영시키고 있다. 듀프 소비란 고가의 유명 제품과 유사한 디자인이나 기능을 갖춘 저렴한 대체품을 구매하는 소비 행태를 말한다.

국내 대기업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다이소를 브랜드 체험 채널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5000원 이하의 가격대는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이면서 브랜드에 대한 진입 허들을 낮추고, 제품 사용 경험을 통해 정품 라인으로의 전환을 유도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충성 고객 확보로 이어지는 구조다. 실제 다이소의 기초·색조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44% 급증했으며, 현재 60여개 브랜드와 500여종의 제품이 입점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다이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편의점과 대형마트도 가성비 화장품을 확대하며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GS25는 무신사의 색조 브랜드 '위찌'를 판매 중이며, 이마트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과 손잡고 30여 종의 전용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다. 뷰티 유통 채널 전반에서 생활밀착형 입점 전략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기능 중심의 가성비 화장품은 다이소뿐 아니라 편의점,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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