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아마존과 틱톡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명실상부한 흥행 보증수표가 됐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 브랜드까지 줄줄이 성공하며, K뷰티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10년 전만 해도 일본 여행길 돈키호테에서 캔메이크를 쓸어 담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올리브영, 각종 이커머스를 통해 K뷰티를 즐기는 시대다. 해외 소비자들 역시 K뷰티에 열광하며, 줄을 서서 사는 진풍경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 기사는 매달 월급의 4분의 1을 화장품에 쏟아붓는 기자가 '내돈내산'으로 같은 종류의 제품을 브랜드별로 한 달 이상 직접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감 없이 솔직하게 전하는 K뷰티 리얼 사용기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쿠션팩트는 매일 가방에 넣고 다니며 자주 꺼내 쓰는 화장품이다. 자외선 차단부터 기미, 잡티 커버까지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만큼, K뷰티의 대표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쿠션을 꺼낸다. 외출 전 베이스 메이크업을 마무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시로 수정 메이크업을 반복하는 습관이 있다.

그만큼 쿠션은 하루 종일 피부 상태를 좌우하는 파트너에 가깝다. 쿠션에 관해서라면 제법 까다롭고 집요한 편인데, 여러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해 본 끝에 손이 자주 가는 두 제품을 이번 코너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힌스의 '힌스 세컨 스킨 글로우 쿠션'과 어뮤즈의 '어뮤즈 듀 젤리 마스터 쿠션'이다. 두 제품 모두 최근 K뷰티 시장에서 높은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각각 '뽀얀 톤업'과 '광채 표현'이라는 뚜렷한 콘셉트를 지닌다.

먼저, 맹글맹글한 민낯을 공개한다. 피부는 하얗기보다는 노란빛에 가까운 편이며, 기미와 주근깨가 꽤 눈에 띄는 편이다. 이 모든 결점을 자연스럽게 감춰주는 게 바로 쿠션팩트다.

그동안 수십 개의 쿠션을 써봤지만, 1년 넘게 마르고 닳도록 사용해 이 두 제품만을 계속 찾게 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참고로 기자는 흔히 말하는 '쿨톤 호소인'으로서, 피부는 웜톤에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가장 밝은 호수를 고집한다. 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첫 번째로 힌스 세컨 스킨 글로우 쿠션(이하 힌스 글로우 쿠션). 사용한 색상은 15호 로지로, 전체적으로 톤이 환해지는 효과가 강하다. 발랐을 때 첫인상은 '뽀얗다'였다. 하얗게 뜨는 느낌이 아닌 피부 자체가 깨끗하고 생기 있어 보이는 쪽에 가깝다. 얇게 여러 번 두드릴수록 피부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들었고, 잡티나 붉은 기를 효과적으로 가려줬다. 특히 코 옆 홍조, 턱 주변의 얼룩덜룩한 색감을 균일하게 정리해 주는 데 탁월했다.

무겁지는 않지만, 제형 자체가 밀도감 있게 피부에 닿아 처음 바를 땐 '가볍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 점에서 가볍고 투명한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전체적인 피부 컨디션이 저조한 날에는 오히려 이 쿠션이 더 잘 어울렸다. 힌스 글로우 쿠션으로 메이크업을 마무리 한 날엔 "피부가 정말 깨끗하다", "뽀송하다", "하얗다"라는 말을 주변에서 익히 들었다.

지속력은 꽤 좋은 편이다. 오전 9시에 바르고 오후 3시까지 외부 활동을 했을 때도 큰 무너짐 없이 버텼다. 다만 오후가 되면서 눈 밑이나 팔자주름 부근에서 다소 건조함이 느껴졌고, 미세하게 들뜨는 현상이 있었다. 이는 피부 상태나 베이스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힌스 글로우 쿠션을 사용할 때는 기초 스킨케어에 유분을 살짝 더하고, 수분감 있는 프라이머를 함께 사용해 해결하고 있다.

반면 어뮤즈 듀 젤리 마스터 쿠션(이하 어뮤즈 젤리 쿠션)은 이름 그대로 촉촉함과 투명한 광채 표현에 중점을 둔 제품이다. 선택한 색상은 01호 클린. 이 쿠션의 첫 느낌은 '물처럼 가볍다'였다. 퍼프로 찍어 바르면 피부 위에서 마치 수분크림처럼 스르르 녹아들고, 피부결을 따라 은은한 광이 퍼진다.

펄감은 없지만 물광에 가까운 윤기가 있어, 특별히 하이라이터를 쓰지 않아도 얼굴이 살아난다. 어뮤즈 젤리 쿠션으로 메이크업 한 날, 지인들이 피부를 보고 "미러볼이 들어오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반짝거린다. 큰 장점은 밀착력과 발림성이다. '이 정도면 너무 잘 펴 발린다' 싶을 정도로 퍼짐이 좋았다. 수정 메이크업 시에도 들뜸 없이 얹어져 자연스럽게 커버가 가능했다.

하지만 커버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볼에 있는 진한 주근깨는 한 번으로는 가려지지 않아 두세 번 덧발라야 한다. 덧바르다 보면 촉촉한 제형 특성상 살짝 묻어남이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한 날에는 오후쯤 코, 입 주변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속력 면에서는 힌스보다 낮지만, 수정하기 쉬운 텍스처라 부담은 크지 않다. 이 쿠션을 주로 실내 일정이 많거나 피부 컨디션이 괜찮은 날, '광채피부'로 보이고 싶은 날 자주 사용한다.

완벽한 메이크업을 표현하기 위해, 평소 외출할 때처럼 피부스킨, 로션, 선크림, 파운데이션까지 하고 쿠션팩트로 마무리한 리뷰도 남겨본다. 확실히 단계를 거치니 민낯에 제형을 올렸을 때보다 더 커버력이 좋았고, 환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소 ▲마몽드 '플로라 글로우 로즈 리퀴드 마스크'→▲ 스킨→▲ 로션→▲바이오힐 보 '프로 바이오 덤프로바이오덤 콜라겐 에센스 선크림'→ ▲에스쁘아 '비글로우 파운데이션' 과정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쿠션팩트를 덧발라 완전무장 해준다. 극강으로 하얘졌다.

디자인에서도 두 제품은 다른 분위기를 지녔다. 어뮤즈는 유리알처럼 반짝이는 투명 케이스와 로고 포인트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장대를 꾸미는 데에도 예쁜 소품이 되는 느낌이다. 반면 힌스는 차분한 무광 패키지로 세련된 감성이 돋보이며, 거울 크기나 손에 잡히는 무게감이 실용적이다.

두 브랜드의 배경도 흥미롭다. 힌스는 2023년 LG생활건강에 인수되며 본격적인 K뷰티 메이저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LG생활건강은 이를 통해 색조 화장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일본 MZ세대를 겨냥한 '하나 바이 힌스'를 선보이며 본격 글로벌 확장에 나섰다. 최근엔 일본 편의점 유통 채널과 협업해 일상 속 접근성을 넓히는 중이다.

어뮤즈는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격 인수한 브랜드로, 일본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장원영 쿠션'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끌었고, 지난해 일본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오는 2028년까지 어뮤즈 매출을 2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도 K뷰티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힌스와 어뮤즈 역시 각각 LG생활건강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이라는 탄탄한 유통 자본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해외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 두 브랜드가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그리고 쿠션 명가로서 입지를 얼마나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