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논란속, 영풍 강성두 사장 고려아연 이사회 진입도 논란

[디지털데일리 최천욱기자] 홈플러스 대표이사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고려아연의 새 이사진으로 합류하면서 논란을 예고했다.

MBK파트너스가 운영하는 홈플러스의 기습 기업회생절차 추진으로 부실한 경영·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이번에는 고려아연의 기업 경영에 참여하려는 모습이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김광일 부회장은 28일 열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진에 합류했다.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실시한 이날 이사 선임 안건 중 MBK·영풍 측이 추천한 17인 후보 가운데 김 부회장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강성두 영풍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고려아연 측에서는 총 6인의 후보가 선임되면서 주주들의 현경영진 지지가 확인됐다.

이날 고려아연 주총에서 선임된 이사진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이는 김광일 부회장이다. 이미 18개 기업에서 겸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8개 기업은 딜라이브, 네파, 엠에이치앤코, 롯데카드, 오스템임플란트 등 모두 MBK가 투자하거나 인수한 기업이다. 한 사람이 여러 업종의 기업 경영에 관여하는 구조가 홈플러스 사태 같은 화를 부른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개운하지 않은 뒷맛을 남겼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지난 1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와는 달리 이날 정기주총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특히 이날 홈플러스 노조가 이례적으로 타 기업의 주총 현장을 찾아 MBK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이 커지면서 이날 정기주총에 모습을 드러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왔다.

이날 영풍의 강성두 사장도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강 부사장 역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부정적 견해를 표명한 바 있다. 환경오염 문제로 제재를 받고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를 비롯해 본업 경쟁력 제고에 집중해야함에도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강 사장은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를 비롯해 주요 국내 자문사들로부터 줄줄이 반대 권고를 받은 바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강 사장에 대해 환경 및 산업안전 관련 리스크 관리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아 적격성 요건이 결여됐다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정치권과 정부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청 세무조사에 이어 금융감독원 검사, 공정거래위 조사 등 전방위 압박이 이뤄지고 있다.

금감원의 경우 내달부터 매주 MBK의 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현안 브리핑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MBK는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는 행위로 손실은 사회화시키면서 이익은 사유화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