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감추고 콘텐츠 전면에"…플랫폼 기업 新브랜딩 전략은?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기업 브랜드하면 로고나 광고를 떠올리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브랜딩 전략은 역설적이게도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것이다. 기업들은 서브 채널을 통해 만든 콘텐츠로 고객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단순한 광고나 협찬을 넘어 고객이 자발적으로 찾아 즐기는 ‘팬덤’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브랜드 이전에 콘텐츠로 고객과 교감하는 기업들의 서브 채널 전략을 들여다본다.
◆팟캐스트 듣다 보니 밀리에 도착… '듣는 독서'로 스며드는 독서 경험
독서를 시작할 때 가장 큰 장벽은 '어떤 책을 읽을지 모르겠다'는 망설임이다. 요즘 독자들은 책 자체보다 책을 둘러싼 이야기를 먼저 접하며,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책과 연결되는 자신만의 독서 경험을 추구한다.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는 이런 독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포착해 책에 대한 이야기로 일상을 채우는 도서 팟캐스트 '리딩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밀리의서재 앱뿐만 아니라 애플 팟캐스트와 팟빵 같은 외부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더 많은 청취자와 만나고 있다.
리딩 케미스트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 대신 독서의 즐거움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진행으로 김신지 작가, 황석희 번역가와 함께하는 이 팟캐스트는 '케미'라는 이름처럼 각자의 취향에 맞는 책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주목받는 작가를 조명하는 '이 작가가 끌리는 이유', 한 권의 책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책생연분', 독서 트렌드를 데이터로 읽어내는 '월간 케미스트리' 등 세 가지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이 팟캐스트의 특징은 청취자들이 밀리의서재라는 브랜드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책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자연스레 "이 책을 읽어볼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밀리의서재 플랫폼으로의 자연스러운 유입이 이루어진다.
이처럼 밀리의서재는 직접적으로 브랜드나 책을 홍보하는 대신, 책을 둘러싼 풍성한 대화를 통해 독자와 연결되는 방식을 택했다.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전략으로, 새로운 독서 플랫폼 마케팅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브랜드 숨기고 콘텐츠로 승부… '컬리' 유튜브 활용해 소비자 접점 확대
내부 콘텐츠를 타 채널로 확장하기도 하지만, 자사 브랜드의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온라인 식재료 판매 플랫폼 컬리의 서브 채널 <일일칠>이 전략의 대표적 사례다. 특히 '덱스의 냉터뷰' 코너는 오랫동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코너는 다양한 게스트가 스튜디오 냉장고 속 식재료를 활용하며 토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배우 임지연, 서현진, 가수 장원영 등 인기 연예인들의 출연으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채널과 영상 어디에서도 컬리라는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컬리의 핵심 가치인 '식재료'를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한다.
국내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포인트> 채널 역시 주목할 만한 사례다. 이 채널은 화장품을 부수고, 깨고, 긁는 ASMR 콘텐츠로 초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일반적인 뷰티 콘텐츠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낯선 도파민'을 제공하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두 서브 채널의 공통점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컬리와 일일칠의 연결고리는 단순히 '식재료'일 뿐, 직접적인 브랜드 홍보는 찾아볼 수 없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제품의 우수성보다는 화장품 질감이 주는 감각적 경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브랜드보다 콘텐츠가 먼저 소비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토스페이먼츠 피드, ’결제 서비스’가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
서브 채널을 활용하는 또 다른 전략은 자사 브랜드와 직접적인 연결 없이 별도의 채널을 운영해 타깃 고객을 자연스럽게 유입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직접적인 마케팅보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먼저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는 접근법이다.
토스페이먼츠 피드는 이런 전략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피드는 단순히 결제 서비스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과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사장님들을 위한 마케팅 채널'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했다.
'사장님백서' 시리즈는 사업자등록부터 통신판매업 신고, 결제 시스템 선택, 효과적인 광고 운영법까지 온라인 비즈니스의 A to Z를 다루는 실용 가이드를 제공한다. 여기에 '소비 트렌드 모아보기'나 '브랜드 찐팬 만들기' 같은 시장 인사이트 아티클을 발행해 단순한 'PG사'를 넘어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있다.
피드를 살펴보면 쇼핑몰 운영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토스페이먼츠라는 결제 서비스를 인식시키는 데 있다.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강조하지 않고 유용한 정보의 제공만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다른 결제 서비스들이 주로 B2B 세일즈에 집중하는 동안, 토스페이먼츠는 '사장님들을 위한 정보 제공 플랫폼'이라는 차별화된 접근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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