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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AI프] “대화로 쇼핑하세요” 스크롤 지옥에서 벗어난 AI 쇼핑 검색

이안나 기자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인공지능(AI) 기술은 어느덧 우리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전통 IT 산업부터 반도체, 유통, 금융 등 오히려 AI가 접목되지 않는 분야를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여전히 AI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나요? 생활 속 AI를 체감하고 싶다면 디지털데일리 ‘라AI프’를 참조하세요. <편집자 주>

바바더닷컴 스타일톡에 탑재된 플래티어 AI CX 사업단 ‘생성형AI 검색’
바바더닷컴 스타일톡에 탑재된 플래티어 AI CX 사업단 ‘생성형AI 검색’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봄 결혼식 하객룩으로 입을 10만원대 원피스 추천해줘. 흰색은 제외해줘.”

바바더닷컴 ‘스타일톡’에 이렇게 물어보면 이제 인공지능(AI)이 내 스타일을 파악해 상품을 추천해준다. 그간 패션 쇼핑 플랫폼에선 사용자가 ‘하객룩’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해 찾아봐야 했지만, 이젠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문장으로 설명하면 그에 맞는 제품을 찾아주는 세상이 됐다.

플래티어 AI CX사업단은 쇼핑 플랫폼 바바더닷컴 ‘스타일톡’ 서비스에 생성형 AI 검색 기능을 도입했다. 스타일톡은 AI를 활용해 고객 취향과 최신 트렌드를 분석한 맞춤형 스타일 추천 서비스다.

◆ 대화로 하는 쇼핑검색, “대화 맥락까지 파악”=기존에는 ‘개강룩’, ‘페스티벌’ 같은 키워드 검색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요즘 트렌드인 10만원대 귀걸이를 추천해줘”처럼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검색이 가능하다. 이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문맥을 이해하는 능력 덕분이다.

플래티어에 따르면 바바더닷컴은 해당 서비스 도입 후 검색 정확도가 향상되면서 고객 검색 경험이 개선, 검색 클릭 전환율이 전주 동기간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더 정확하게 찾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키워드 검색은 사용자가 입력한 단어와 일치하는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으로 한계가 분명했다. 가령 ‘개강룩’과 ‘트렌디한 개강룩’은 사용자 입장에선 비슷한 의미지만, 시스템에선 완전히 다른 검색어로 인식돼 다른 결과를 보여주거나 검색결과가 나오지 않기도 했다. 또한 단순 단어 매칭에 의존하다 보니 사용자 진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성형 AI 검색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 의도를 해석한다는 점이다. ‘비 오는 날 신을 구두’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AI는 방수 기능, 미끄럼 방지 기능,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품을 추천한다. 그 결과 사용자는 여러 페이지를 직접 넘기며 비교할 필요 없이 한 번의 검색으로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바바더닷컴 스타일톡에 탑재된 플래티어 AI CX 사업단 ‘생성형AI 검색’
바바더닷컴 스타일톡에 탑재된 플래티어 AI CX 사업단 ‘생성형AI 검색’

◆ 생성형AI 검색 체험해보니...“온라인 쇼핑 속도 단축”=무한 스크롤 3월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서 출근할 때 입을 자켓을 찾기 위해 직접 바바더닷컴에 접속했다. 평소 패션 쇼핑몰에선 인기상품 카테고리에서 자켓 유형을 골라 원하는 스타일을 직접 스크롤하면서 찾아보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엔 스타일톡에서 조금 다른 방식을 시도했다.

“출근할 때 입을 단정한 자켓을 보여줘”라고 입력하니 AI가 알아서 포멀하면서 세련된 스타일 자켓들로 검색 결과를 제공했다. 추가로 “20만원대 봄에 입을 만한 것들로 보여줘”라고 입력하니 해당 가격대에 맞는 봄에 어울리는 단정한 자켓들로 필터링해줬다. 기존 쇼핑 방식보다 훨씬 빠르게 취향과 요구사항을 반영한 결과들이 추천됐다.

생성형 AI 검색이 정확한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비결은 풍부한 데이터와 정교한 학습에 있다. 플래티어 측은 “단순히 상품명, 카테고리명, 브랜드명, 가격과 같은 구조화된 정보뿐만 아니라 상품 상세 설명, 분위기, 계절, 기장, 이미지, 그리고 어울리는 코디 아이템 등 데이터까지 종합적으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더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얇은 봄자켓을 추천해줘”라고 입력했을 때 가끔 두꺼운 자켓들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플래티어 측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품 속성 보강, 사용자 피드백 반영, 연관 검색어 및 필터링 개선 등 다양한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바더닷컴 내 ‘대화 새로 시작’ 버튼이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라고 입력해야 AI와 대화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해당 기능은 플래티어가 향후 챗봇을 도입하면 추가될 계획이다.

플래티어 AI CX사업단 생성형AI 검색 서비스 [ⓒ 플래티어]
플래티어 AI CX사업단 생성형AI 검색 서비스 [ⓒ 플래티어]

◆ 정확한 검색결과를 얻기 위한 팁은?=AI 검색을 더 똑똑하게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체적인 조건을 명시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봄 자켓 추천해줘”보다는 “가벼운 소재의 베이지색 봄 자켓 추천해줘”처럼 소재, 색상, 스타일 등 세부 조건을 함께 입력하면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스타일 키워드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청바지 추천”보다는 “와이드핏 청바지 추천해줘”처럼 특정 스타일을 포함하면 선호하는 상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산 범위까지 입력하면 더 정교한 결과들이 제공된다.

플래티어는 앞으로 더 직관적이고 정교한 검색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기능을 개발 중이다. 먼저 사용자가 마음에 드는 상품 이미지를 업로드하거나 말로 디테일을 묘사하면, 해당 정보와 유사한 스타일이나 디자인 상품을 신속하게 찾아주는 이미지 검색 기능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저번에 본 옷과 비슷한 스타일 찾아줘” 같은 요청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나아가 플래티어는 쇼핑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AI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마케팅 및 고객 상담에 특화된 AI 챗봇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고객 의도와 대화 맥락을 이해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구매 상담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플래티어 측은 “생성형AI 검색은 자동차, 가구, 전자제품 등 신중한 구매가 필요한 분야에서 특히 유용할 것”이라며 “일반적인 이커머스에서도 쇼핑 과정을 함께 도와주는 친구 같은 역할을 해 고객의 쇼핑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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