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MWC25] 장덕현 삼성전기 '휴머노이드'에 관심, 왜?…"카메라·MLCC·기판에 기회"

바르셀로나(스페인)=옥송이 기자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5일(현지시간) MWC25가 한창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5일(현지시간) MWC25가 한창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휴머노이드에 눈이 몇 개라고 생각하세요?"

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 중인 MWC25를 찾은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휴머노이드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고객사들과의 미팅 후 취재진과 만난 장 사장은 신사업 관심사을 묻자, "삼성전기가 하고 있는 기존 제품이 로봇과 관련 된 게 많다"면서 위와 같이 반문했다.

휴머노이드는 인간형 로봇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로봇을 더한 형태다. 장 사장은 카메라를 사람의 '눈', 반도체를 '브레인'으로 비유하며 자사 제품 공급 영역을 휴머노이드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장 사장은 "휴대폰에는 눈이 많아야 앞뒷면 네 갠데, 휴머노이드에는 적으면 다섯 개부터 열 다섯개까지 된다. 휴머노이드 시장이 커질수록 카메라에는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의 복안을 헤아리면 주로 스마트폰·태블릿, 나아가 전장으로 영역을 늘려온 카메라 모듈의 공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전기 핵심 사업인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와 패키지기판 공급도 기대했다.

장 사장은 "사람같이 보이는 휴머노이드에 중요한 건 브레인"이라며 "반도체가 엄청나게 많이 쓰인다는 건 메모리의 영역이다. 파워를 엄청 먹으면 이제 MLCC가 들어간다는 거고, 결국 기판까지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휴대폰은 카메라와 반도체, MLCC, 메모리, 기판이 들어간 하나의 플랫폼이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도 전기 부품이 많이들어가는 플랫폼으로 보듯이, 휴머노이드도 미래에는 하나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면서 "엄청나게 큰 시장이 열리니, 우리도 준비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중국 고객사의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중국 고객사의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또한 휴머노이드 MLCC 규모를 전장과 스마트폰의 중간 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통상 스마트폰 대비 전장의 MLCC가 더 큰 것으로 본다. 장 사장은 "구동장치가 자동차만큼은 필요 없을테니, 지금 생각하기에는 휴머노이드 MLCC는 자동차와 휴대폰 사이 즈음이 될 것 같다"며, 다만 얼마나 똑똑한가에 따라 더 많이 채용될으로 점쳤다.

MWC 개막 기간에 맞춰 유럽 출장길에 오른 장 사장은 지난 이틀간 유럽 내 전장 고객사를 방문한 뒤, 이날 아침이 돼서야 MWC 전시장 내 고객사들과의 미팅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특히 오후 내내 중국 업체들의 미팅룸을 돌며 시간을 할애했다. 한 고객사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을 비롯해 부스에 마련된 전시 공간까지 꼼꼼히 돌아보며 두 시간여 머물었다. 카메라 모듈 '큰 손'으로 알려진 중국 제조사들과의 관계 다지기에 노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 사장은 "딥시크에서 보듯 AI나 전장 등 중국에서 새로운 혁신이 많이 일어난다. 혁신에는 늘 기회가 있기 마련"이라며 "중국 고객들에 우리가어떤 식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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