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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익스피리언스월드2025] 애플비전 프로, '디지털 설계 2막' 마중물

휴스턴(미국)=이상일 기자
협업 및 3D 제품 콘텐츠 제작을 위한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3D익사이트(3DEXCITE) 톰 애클랜드(Tom Acland) CEO
협업 및 3D 제품 콘텐츠 제작을 위한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3D익사이트(3DEXCITE) 톰 애클랜드(Tom Acland) CEO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다쏘시스템이 애플의 혼합현실(MR) 기기인 비전 프로(Vision Pro)와 협력을 통해 제조 설계 분야의 혁신을 예고했다.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와 다쏘시스템의 3D 익스피리언스(3D Experience) 플랫폼이 손을 잡고 기업들이 가상 환경에서 제품을 더욱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비전 프로는 소비자 시장뿐만 아니라 의료, 항공, 자동차, 건축, 교육 등 다양한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UC 샌디에이고에서는 비전 프로를 이용한 수술 계획 및 복강경 수술, 항공 산업에서는 조종사 훈련 시뮬레이션, 자동차 제조업에서는 설계 및 고객 체험용 가상 현실 구현 등 다양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다쏘시스템은 애플 비전 프로와 협력함으로써 기존의 복잡한 CAD(컴퓨터 지원 설계) 파일 변환 과정 없이, 직관적인 방식으로 설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설계 및 제조 공정에서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혁신적인 변화다.

3D 콘텐츠 제작 및 협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3D EXCITE의 톰 애클랜드(Tom Acland) CEO는 고객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언급하며 "이번 협력의 가장 큰 차별점은 애플 기기가 제공하는 깊은 기술적 통합성"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긴밀히 연계되어 있는 점이 3D EXCITE의 제품 및 서비스와 결합했을 때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혁신적인 제품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합을 통해 만들어진다"며, "단순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두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진정으로 차별화된 경험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애클랜드 CEO는 특히 정밀한 3D 모델이 중요한 산업적 활용 사례를 강조했다. 그는 "병원에서의 활용, 첨단 기계 설계, 새로운 수술법을 배우는 과정 등에서 고해상도의 정밀한 모델이 필수적이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부정확한 데이터를 사용하면 실제 경험과의 차이가 발생해 효과적인 학습이 어렵다"며 "3DEXCITE와 애플이 함께 작업한 결과, 복잡한 데이터 처리 과정을 간소화하고, 이를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협업의 주요 성과를 소개했다.

공간 협업(Spatial Collaboration) 기능을 통해 전 세계의 설계 및 생산팀이 동일한 가상 공간에서 협업 할 수도 있다. 또한, 비전 프로의 공간 컴퓨팅 기술과 다쏘시스템의 가상 트윈 기술이 결합되면서 제조 현장의 디지털 복제본을 통해 운영 최적화 및 비용 절감이 가능해졌다.

폭스바겐, 포르쉐 등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은 이미 비전 프로와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한 생산 공정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제 물리적인 프로토타입 없이도 자동차 설계 검증, 교육 및 유지보수 작업이 가능해졌으며, 이를 통한 비용 절감과 환경 지속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마니쉬 쿠마(Manish Kumar) 다쏘시스템 솔리드웍스 CEO 겸 R&D 부사장은 "우리의 가상 트윈(Virtual Twin) 기술이 단순한 설계를 넘어 실제 작업 현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도 가상 현실(VR) 기술이 설계 및 제조 과정에서 활용된 사례는 많았다. 하지만 다쏘시스템 솔리드웍스와 애플 비전 프로의 협력은 기존 MR 활용을 넘어 보다 직관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작업 환경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마니쉬 쿠마 CEO는 "가상 트윈은 더 이상 디자이너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현장 작업자, 엔지니어, 유지보수 담당자까지도 실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경험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애플 비전 프로와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적 접목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가상 트윈이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며 "특히 유지보수나 위험이 따르는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기술자들에게 실질적인 안전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니쉬 쿠마 CEO는 "한 고객사는 대형 오일 탱크 내부의 슬러지를 제거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전히 작업자가 직접 내부로 들어가 위험을 감수하며 청소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 트윈을 활용하면, 작업자가 위험한 환경에 들어가기 전에 가상 환경에서 사전 훈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전 프로를 통해 작업자는 실제 오일 탱크 내부와 동일한 환경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작업해야 하는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AI 및 MR 기술이 적용되는 과정에서 비용 문제는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이에 대해 쿠마 CEO는 "어떤 AI 기술이든 컴퓨팅 리소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료로 제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기능이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는 기본 플랫폼 내에서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기반 시뮬레이션이나 MR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고급 연산 작업은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쿠마 CEO는 "이러한 기능들은 기존의 솔리드웍스 제품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기능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제공될 것"이라며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고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전 프로를 활용한 가상 트윈 기술이 기존 VR 기술과 비교해 가지는 차별점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쿠마 CEO는 "비전 프로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VR 기기보다 훨씬 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몰입감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3D 모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 작업하듯이 손을 움직여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과거에는 VR 기술이 주로 설계 단계에서만 활용되었다면, 이제는 유지보수, 운영, 교육 등 실질적인 산업 현장에서 더 널리 쓰일 것"이라며 "특히 비전 프로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뛰어난 공간 인식 기술은 정밀한 작업이 요구되는 제조 및 설계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스턴(미국)=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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