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D터뷰] 전고체 양산 시점 다가온다…하나기술, WIP 장비로 시장 '승부수'

배태용 기자

D터뷰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주요 산업에서 혁신을 이끄는 기업인과 전문가를 만나, 업계 동향과 기술 트렌드를 심층 분석하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핵심 전략과 미래 비전을 직접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최상국 하나기술 경영관리그룹 전무이사. 사진=배태용 기자
최상국 하나기술 경영관리그룹 전무이사. 사진=배태용 기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압착하는 공정이 필수적입니다. 하나 기술은 WIP(고온 고압 프레스) 장비를 개발, 현재 기술적으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국내 배터리 기업 및 해외 고객사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상국 하나기술 경영관리그룹 전무이사는 12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전고체 배터리 장비 시장의 성장성과 하나기술의 기술적 우위를 강조했다.

◆ '전고체 배터리 장비' 기술 경쟁력…WIP 장비로 시장 선점 = 하나기술은 조립 공정부터 활성화 공정까지 풀턴키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이다. Z-스태킹(Z-Stacking) 장비, 전해액 주입기, 탭 웰딩 장비, 펄스 충방전 장비 등 이차전지 제조의 핵심 장비를 개발·공급해 왔다.

이에 이어 최근에는 전고체 배터리용 WIP 장비를 개발,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WIP 장비는 고체 전해질을 압착해 배터리의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핵심 공정이다. 기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EV(전기차)용 셀 크기가 커지는 추세로, 이에 맞춰 600㎜ 롱셀 기준 0.38~0.4초의 택타임을 구현한 것이 하나기술의 차별화된 강점이다.

하나기술은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에 WIP 장비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전무는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현재 해당 파일럿 라인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늦어도 2026년 하반기~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양산 라인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 장비 시장이 열리면 WIP 장비가 전체 장비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나기술은 이를 통해 연간 상당 부분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 글로벌 시장 재편…북미 시장 공략 본격화 = 최근 유럽 배터리 스타트업들의 구조조정과 파산이 이어지면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최 전무는 안정기를 거치고 있는 과정이라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하나기술은 북미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최상국 하나기술 경영관리그룹 전무이사.
최상국 하나기술 경영관리그룹 전무이사.

최 전무는 "과거 브리티시볼트, 노스볼트 등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 유럽 시장은 프랑스 ACC, 베르코 등 일부 기업들이 재편을 주도하는 상황"이라며 "기존 유럽 시장이 안정화되는 반면, 북미는 테슬라를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미 지역은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장비 시장도 커질 것"이라며 "올해는 북미에서 수주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 전무는 "전고체 배터리 장비뿐만 아니라 스태킹(스택) 장비, 패키징 장비, 전해액 주입기 등 기존 장비들도 국내외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전해액 주입기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배터리 기업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올해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각형 배터리 관련 투자가 증가하면서, 전통 파우치 생간 배등 국내 기업들도 각형 배터리 장비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며 "하나기술은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등 모든 폼팩터의 장비를 공급할 수 있어 리스크보다 기회가 크다"고 덧붙였다.

◆ 올해 흑자 전환 목표…신규 수주 기대" = 하나기술은 올해를 흑자 전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최근 2년간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부터는 경영 효율화와 수주 증가를 통해 수익성을 회복할 계획이다. 최 전무는 "작년부터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고정비를 절감했고, 올해는 신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며 "2025년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소재 사업 진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기술은 현재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화리튬(Li₂S)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외 주요 배터리 및 완성차 업체들과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최 전무는 "현재 월 25~30㎏ 생산이 가능한 파일럿 시설을 운영 중이며, 올해 6월까지 고객사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 전무는 "배터리 산업이 캐즘(Chasm, 수요 공백)을 지나고 있지만, 2026년 이후 전고체 배터리 및 차세대 배터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며 "하나기술은 기술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차세대 배터리 장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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