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K-배터리 3사, 작년 시장 점유율 18.4%…전년비 4.7% 하락 [소부장박대리]

고성현 기자
2024년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SNE리서치]
2024년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SNE리서치]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의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18.4%로 전년 대비 4.7% 가량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캐즘과 연말 수요 둔화, 중국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강세 지속에 따른 여파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SNE리서치가 집계한 작년 1~12월 전세계 전기차 탑재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894.4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대비 27.2% 성장했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합산 점유율은 전년 대비 4.7% 하락한 18.4%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1.3% 성장에 그치며 중국 CATL, 비야디(BYD)의 뒤를 이은 3위를 유지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테슬라 모델3향 배터리 사용량이 늘었고 얼티엄 플랫폼을 적용한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 판매 확대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테슬라가 가장 많이 차지했고 폭스바겐, 쉐보레, 포드 등 순이었다.

SK온은 3사 중 가장 높은 12.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5위를 유지했다. 핵심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전기 상용차 판매량이 크게 줄었고, 연초 아이오닉5 및 EV6의 부진한 판매 흐름 영향을 받았으나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이후 회복세를 보였다. 배터리 탑재량은 현대차그룹이 가장 많았으며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폭스바겐 순이었다.

삼성SDI는 주요 시장인 유럽 및 북미 시장 내 주요 고객사의 수요 감소에 따라 10.6% 역성장한 29.6GWh의 배터리 사용량을 기록했다. BMW의 i5향 배터리 사용량이 호조를 나타냈으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리비안이 LFP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을 출시하면서 삼성SDI의 사용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아우디의 Q8 e-Tron 판매량이 줄어든 것도 배터리 사용량 하락에 한몫했다.

반면 중국 CATL은 전년 대비 31.7% 성장하며 글로벌 1위(339.3GWh) 자리를 유지했으며, BYD도 37.5% 성장한 153.7GWh로 2위를 지켰다.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으로의 공급과 함께 아시아, 유럽 등 주요 OEM 공급 및 진출에 따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NE리서치는 중국 업체가 내수 시장 기반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는 반면, 국내 배터리사들이 미국 및 유럽 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점유율 방어를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이 배터리 업계 전반에 걸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맞춰 공급망 다변화와 원가 절감 등 둔화된 시장 환경에 대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SNE리서치는 "향후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생산 능력 확장이 아닌 차별화된 기술력과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 배터리 업계는 이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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