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돌파 못한 양극재…SCM 구축·투자 효율화에 총력 [소부장박대리]
충북 오창에 위치한 에코프로비엠 외경 모습. [ⓒ에코프로비엠]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국내 배터리 양극재 업계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부진한 성적표로 마무리하며 2023년 말 시작된 전기차 캐즘(Chasm)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진 가운데, 안정화될 것으로 보였던 메탈가의 하락이 지속되며 재고 상승 및 판가 하락 추세를 부추겼던 탓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메탈가 영향을 줄이기 위한 재고 효율화와 공급망관리(SCM) 안정화를 추진하고, 예상했던 중장기 생산능력 규모를 하향 수정하며 적자생존을 위한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극재 업계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가 마무리에 접어들고 있다. 오는 11일 열리는 에코프로비엠의 실적발표 설명회를 마지막으로 양극재 업계의 어닝 시즌이 종료될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의 2024년 4분기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649억원, -96억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0% 가량 줄고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LG화학도 시황 부진에 따라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양극재 사업을 포함하고 있는 LG화학 첨단소재사업부는 지난 3일 매출 1조3890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기록한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8% 급감한 실적이다.
포스코퓨처엠은 4분기 양극재 사업에서 매출 35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400억원) 대비 약 52.4% 줄고 전분기(5584억원) 대비로는 36.9% 가량 감소한 수치다. 양극재 사업 부진에 따라 이를 총괄하는 에너지사업부 전체 영업이익도 전분기 158억원 손실에서 475억원 손실로 확대됐다. 엘앤에프는 작년 4분기 매출 3653억원, 영업손실 1497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 흐름이 유지됐다.
엘앤에프 대구사업장
작년 둔화된 전기차 시장 수요가 연말로 갈수록 악화되면서 양극재 생산 가동률이 저조해졌고, 변동성 높은 원료 가격이 판가의 하락을 부추기며 손실도 커졌다. 또 연말 불용재고 처리 및 보유한 재고의 가치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도 작년 4분기에 대거 반영된 모습이다.
올해는 이같은 전기차 수요 부진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전기차 의무화 폐지와 함께 소비자 보조금 축소를 검토하고 나서면서 단기적 수요 약세를 키우고 있어서다. 업계는 바이든 전 행정부가 제정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이 폐지될 우려는 적지만, 보조금 규정인 30D를 포함한 일부 혜택 요건이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극재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보 목표도 하향 수정되는 분위기다. 작년에 이어 생산능력 목표치를 다시금 수정하거나 현재 투자 중인 생산라인의 순연, 효율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LG화학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2026년 연산 생산능력 목표를 기존 20만톤에서 17만톤으로 낮추기로 했다. 작년 7월 2026년 연산 목표를 28만톤에서 8만톤 가량을 하향한 데 이은 추가 목표치 수정이다. 작년 포스코퓨처엠도 2026년 연산 목표를 39만5000톤으로 낮췄다. 에코프로비엠은 2027년 목표했던 연산 생산능력을 3년 뒤인 2030년으로 미뤘다. 엘앤에프는 작년 2026년 생산 목표치(연산 40만톤)를 1~2년 뒤로 순연했고, 올해 생산능력 역시 17만톤 내외에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규제 대응을 위한 SCM의 효율화도 진행 중이다. 당장 투자가 필요하지 않은 라인은 가동 시기를 늦추고, 실제 배터리 생산량과 권역에 맞춰 재고와 생산 비중을 운영하는 식으로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특히 양극재 투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기타 외부 차량 OEM의 실 물량 계획에 맞춰 라인별 양산 시점을 조정해 기존 투자, 이미 투자해놓은 캐파 가동률을 우선적으로 제고해 신규 투자를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남원 엘앤에프 재경본부장(상무)도 "2024년 연말 기준 엘앤에프의 재고현황은 현재와 같은 매출 수준 감소 추세 봤을때 3~4개월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며 "탄산리튬 재고가 많은데, 기존 NCM 판매와 고전압 미드니켈, LFP 제품 판매를 통해 빠르게 소진시켜나가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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