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석화·배터리 소재 직격에 부진…LG화학, 보수적 투자·운영 최적화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LG화학이 지난해 석유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부정적 시황 지속에 따라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LG화학은 올해도 미국의 정책적 불확실성, 중국의 석화 증설 지속에 따른 변수가 지속되는 만큼, 기존 라인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 제품 중심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악화된 경영 환경을 타개해나갈 방침을 세웠다.
LG화학은 3일 2024년도 실적 발표 설명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3370억원, 영업손실 2520억원을 기록한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전분기 대비 2.6% 각각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48조9000억원, 영업이익 917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석유화학 사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조8555억원, 영업손실 99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국내 전력단가가 상승한 데 따라 일부 제품 스프레드가 악화됐고, 일부 정기보수 등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역시 전분기와 유사한 시황이 예상되나, 원료가·운임비 하락과 환율 강세에 따른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소재 사업은 매출 1조3890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8% 급감한 실적이다. 배터리 소재(전지재료)는 고객사의 연말 재고조정 및 판매가격 하락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부진했고, 전자·엔지니어링 소재는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라 매출이 하락했으나 수익성은 비교적 견조했다.
생명과학 사업은 매출 3380억원, 영업손실 10억원으로 전년(매출 3070억원, 영업손실 10억원) 대비 유사한 실적을 기록했다. 당뇨치료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백신 등 주요 제품 매출이 증가했지만 제품 믹스 및 마케팅 비용 증가로 소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팜한농은 작물 보호제의 국내 및 해외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성장한 매출 1650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을 기록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작년을 돌이켜보면 석유화학, 전기차 성장세 둔화 등 대내외 환경 어려움이 어느때보다 극심했던 한해였다"면서도 "당사는 이러한 다이내믹한 경영환경속에서도 보다 차별화된 경쟁력 및 성과를 창출하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자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 CFO는 "당사를 둘러싼 시장경쟁 변화의 보다 민첩한 변화를 통해 각 사업 내 고부가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며, 보다 고부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며 "또 3대 신성장 사업 육성 집중하며 각분야에서 의미있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25년은 주요국 보호무역 기조 심화 및 친환경 정책 변동성 확대 등 그 어느때보다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변화가 많을 것"이라며 "올 한해도 그 누구보다 철저한 변화와 과감한 도전으로 어려움을 기회로 바꾸며 차별화 우위를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올해 불확실한 전망을 타개하기 위해 5가지의 추진 과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선제적인 고성장·고수익 중심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하는 한편 ▲3대 신성장 동력(Sustainability, 전지재료, 신약)의 내실을 다지고 ▲미래 준비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등 연구개발(R&D) 과제의 사업화 추진과 ▲투자 경제성의 원점 재검토를 통한 재무 건전성 제고, ▲기민한 시장과 고객 대응을 통한 수익성 차별화에 나선다.
특히 양극재,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를 다루는 첨단소재사업본부는 전기차 정책 불확실성과 메탈가 약세 등을 고려해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운영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해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양극쟁의 경우 생산과 공급망관리(SCM), 운영 최적화 및 신제품 개발에 집중해 고객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서정운 첨단소재사업 경영전략 담당은 "올해 1분기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차 지원책 관련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 규제 완화 가능성이 대두되며 자동차 고객사가 관망하는 방향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1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약 10% 감소가 예상되며 판가는 유사한 수준이 예상된다. 다만 운영 최적화에 따른 고정비 절감으로 수익성은 전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간 전망에 대해서는 "전방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라 큰 폭의 물량 성장은 어렵다"면서도 "북미 신규 프로젝트 및 외판 확대에 기반해 상저하고 양상으로 전년 대비 최소 한자리 중반의 출하 성장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수익성에 대해서는 "메탈가 약세 지속에 따른 판가 하락으로 성장이 제한적이고, 전년과 유사한 한자릿수 중반 수준의 연간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전기차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 정책 불확실성 우려에 대해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철회(행정명령 서명)에 따른 성장세 둔화 우려는 있다"면서도 "당사는 올해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를 중심으로 한 보급형 신차 및 저가형 트림의 본격 출시,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신규 프로젝트 진입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연간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전기차 수요 변동성 리스크는 있겠으나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대중견제가 강화되며 국내 업체에게 기회요소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당사는 2026년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의 양산 계획을 통해 글로벌 보편관세 부가 리스크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기존에 계획한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 목표의 경우 다시금 하향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분기 실적에서도 두어차례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 목표치를 하향 수정한 바 있다.
서 담당은 "기존 25년 17만톤, 26년 20만톤 계획에서 올해 15만톤, 내년 17만톤 수준으로 캐파를 순연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미국 테네시 공장의 경우 기존과 마찬가지로 26년 하반기 양산 후 순차적인 캐파 확대 계획 유지하되, LFP를 포함한 신증설 투자는 수요 및 경쟁력 등 다양한 제반사항 고려해 수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첨단소재사업을 포함한 전체적인 설비투자(CAPEX) 수준도 크게 줄일 전망이다. 이미 작년 투자 수준을 4조원에서 2.3조원 수준으로 낮춰온 만큼, 올해 역시 이러한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풀이된다.
차동석 CFO는 "특히 양극재 투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기타 외부 차량 OEM의 실 물량 계획에 맞춰 라인별 양산 시점을 조정해 기존 투자, 이미 투자해놓은 캐파 가동률을 우선적으로 제고해 신규 투자를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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