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비공개 워크숍 개최를 계기로 방한해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 총수를 만난다. 중국 인공지능(AI) 모델 등장 등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반도체에 대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개발자 대상 비공개 워크숍 '오픈AI 빌더랩' 참석에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났다. 이날 회동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김주선 AI인프라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등도 동석했다.

올트먼 CEO와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생산 중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반도체, SK텔레콤과 협력한 AI 비서 서비스 분야 협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예상된다. 올트먼 CEO는 최근 일본 외신 인터뷰 등에서 자체 AI반도체와 AI 전용 단말기를 개발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은 바 있다.

올트먼 CEO가 최 회장과 만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픈AI 본사에서 만나 AI 산업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 바 있다.

최 회장과 만남 이후 올트먼 CEO는 이날 오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과의 회동도 가질 전망이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회장이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동이 성사된다면, 이는 이 회장의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첫 공식 행보가 된다.

이날 회동에서는 올트먼 CEO뿐 아니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동석하는 3자 회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회장과 손 회장이 주요 사업 행보 때마다 협력을 타진해온 만큼, 3자 간 협력 저점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손 회장은 전날 오픈AI와 생성형 AI 합작회사 'SB오픈AI' 재팬을 설립한다고 발표한 이후, 이날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올트먼 CEO는 지난해 1월 방한해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 본 뒤, 경계현 당시 DS부문장 등 경영진을 만나기도 했다. 올트먼 CEO가 방한한 것은 지난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초청 행사를 시작으로 이번이 세번째다.

업계에서는 올트먼 CEO가 중국 AI모델인 딥시크가 등장하며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삼성·SK·카카오 등 국내 주요 기업과 협력해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가성비 AI 모델 등장에 따라 오픈AI를 위시한 미국의 주요 기업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는 만큼, 이를 해소하고 경쟁 우위를 다지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