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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놀라운 혁신"...中 딥시크 돌풍 어쩌다 챗GPT 따라잡았나

조윤정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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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조윤정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추론형 AI 모델 ‘R1’을 공개하며 AI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지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생성형 AI 모델 개발은 주로 미국 기업이 주도해왔으나, 딥시크는 저비용·고성능 AI를 구현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AI 칩은 지금까지 본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고 평가했지만, AI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딥시크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중국 내 젊은 AI 인재 주축...19억원 연봉 지급

딥시크는 ‘젊은 천재들’이 주축이 돼 이끌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에는 실리콘밸리 출신이 없으며,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초반의 인재들과 업계 경력이 짧은 신입 AI 전문가들로 팀을 꾸려 AI 개발에 도전해 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딥시크의 최신 AI모델 V3의 경우,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梁文鋒)을 비롯한 중국인 연구자·엔지니어 150명과 데이터 자동화 연구팀 31명이 개발을 이끌었다.

'딥시크'를 창업한 량원펑은 1985년생으로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났다.그는 공학 분야 명문대인 저장대에서 전자정보공학을 전공한 중국 국내파 IT 전문가다. 그는 딥시크 운영 및 개발에 중국의 젊은 AI 인재들을 적극 활용해 왔다.

량원펑은 "기본적인 기술과 창의성, 열정이 더 중요하며 이런 관점에서 중국에는 적합한 후보자가 많다. 중국 최고 인재들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연구진은 'AI 천재 소녀'로 알려진 뤄푸리(羅福莉)로 딥시크 개발의 핵심 인력으로 알려졌다.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가 연봉 1000만위안(약 20억원)에 스카우트했다고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량원펑은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비롯한 명문 대학에서 인재를 영입해 우수 연구원들에게는 130만달러(약 19억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하면서 AI 개발을 독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딥시크에는 139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구원만 1200명에 달하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비교되는 규모다.

◆거대 자본 없이도 고성능AI 개발 가능...업계 '충격'

딥시크가 올해 1월 출시한 추론형 AI 모델 ‘딥시크 R1’이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성능을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구현한 것으로 알려지며 전 세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SCMP에 따르면, 딥시크는 약 2개월 만에 558만달러(약 81억원)의 비용으로 개발을 완료했다. 이는 오픈AI는 GPT-4 개발비에 투입한 1억달러(약 1450억원)의 5.5% 수준에 불과하다.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고성능을 낼 수 있었던 데는 '전문가 혼합(MoE·Mixture of Experts)' 아키텍처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MoE는 질문 답변을 위해 모든 AI 모델이 투입되는 기존 구조와 달리 특정 모델만 활성화하는 기술이다.

딥시크가 공개한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R1의 파라미터(매개변수)는 6710억개로 작업 시에는 340억개만 선별적으로 활성화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선택적 활성화는 계산 비용 및 메모리 사용량을 크게 줄이고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반면 오픈 AI는 매개변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최신 모델에 최소 1조 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딥시크는 챗GPT가 특정 기업에만 유료로 소스를 제공했던 것과 달리, AI 모델을 오픈 소스로 공개했다. 이에 따라 개발자들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AI 칩만 갖추면 거대 자본 없이도 고성능 AI를 무료로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이어 유럽·대만도… "딥시크 금지령"

딥시크의 혁신에도 불투명한 개발·훈련 비용과 언어모델의 편향성, 보안 우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도 딥시크 사용 제재에 나섰다.

미국 텍사스주는 이날 주(州)정부 소유의 기기에서 딥시크 이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텍사스는 중국 공산당이 데이터 수집 AI와 소셜 미디어 앱을 통해 우리 주의 핵심 인프라에 침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텍사스는 적대적인 스파이 활동으로부터 우리 주를 계속 보호하고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해군은 딥시크에 대해 "모델의 근원과 사용에 관한 잠재적 보안 및 윤리적 우려"가 있다며 전체 해군 장병들에게 이용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미국 외 이탈리아 개인정보 보호기관인 가란테(Garante)와 아일랜드 데이터 보호위원회(DPC)는 딥시크의 불투명한 개인정보 처리 방식을 이유로 해당 앱을 앱스토어에서 차단했다. 파스콸레 스탄치오네 가란테 기관장은 "EU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GDPR) 준수 여부에 대한 심층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디지털부도 “정부 부처의 정보 보안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딥시크의 AI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며 각 부처 및 기관에서 딥시크 이용을 금지했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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