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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토에버 ‘웃고’ 포스코DX ‘울고’…그룹사 업황에 엇갈린 실적 희비

권하영 기자
[Ⓒ 현대오토에버]
[Ⓒ 현대오토에버]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들이 3일 나란히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그룹사 업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조7136억원, 22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21.2%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23.7% 증가했다.

호실적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룹사 중심으로 시스템통합(SI)과 IT아웃소싱(ITO), 차량 소프트웨어(SW) 등 전 사업에서 전년 대비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한 덕분이다.

실제 사업부문별 실적을 세부적으로 보면, 먼저 SI 사업에선 지난해 연 1조2789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26.6% 상승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과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한 메타플랜트 관련 IT인프라 구축이 있었고,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율주행 업체와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모셔널의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공급 건도 맡았다. 북미 현대차 및 제네시스의 차세대 고객관계관리(CRM) 구축 수요도 흡수했다.

같은 기간 ITO 사업은 1조6304억원 매출을 달성, 전년보다 15.2% 성장했다. 완성차 및 그룹사 IT운영 매출이 증가하고, 국내 및 해외법인의 커넥티드카서비스(CCS) 운영이 확대된 영향이다. 차량 SW 사업도 8044억원의 연매출로 전년 대비 25.8% 증가율을 보였다. 국내외 내비게이션 옵션 선택률이 증가하고, 현대오토에버의 차량SW 플랫폼인 ‘모빌진 클래식’ 등이 전장SW에 확대 적용되며 수혜를 입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확장에 따라 현대오토에버 역시 해외법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5051억원의 연매출을 올린 미주법인을 비롯해 유럽(2067억원), 인도(681억원) 등이 각각 전년 대비 22.6%, 29.4%, 34.8%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 보면, 이 시기가 통상 IT서비스 회사들의 최대 계절적 성수기인 만큼 상승세가 더 컸다. 현대오토에버의 4분기 매출은 1조159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27억원으로 37.4% 늘었다.

반면, 포스코DX는 철강·이차전지 등 포스코 그룹사의 불황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2024년 매출은 1조4700억원으로 전년보다 0.8%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줄었다.

포스코DX에 따르면 이는 주요 그룹사들의 투자집행 시기 조절로 인한 영향과 전년 대비 21% 감소한 수주 성과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매출 자체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퇴직위로금 등 인건비성 경비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전년보다 하락세를 찍은 것으로 회사는 설명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과 같은 7.4%다.

[Ⓒ 포스코DX]
[Ⓒ 포스코DX]

포스코DX의 부진한 실적은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로 인해 글로벌 철강 불황에 직면한 포스코 그룹사의 수요 둔화가 큰 타격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포스코DX의 고객사 매출 비중을 보면 포스코(57%), 포스코퓨처엠(17%), 그외 그룹사(18%)를 제외하고 대외 매출 비중이 8%에 그친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2.3%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98.0% 급감한 7억원을 기록해 일부 사업은 적자로 돌아섰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67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할 것으로 예상(에프앤가이드)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선방했다.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4분기 매출(3616억원)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수익성 개선을 통해 전년동기보다 64% 상승했다.

사업부문별 4분기 실적을 보면, 먼저 IT 사업은 포스코 내 IT아웃소싱 계약으로 수주가 확대되고 마케팅 디지털전환(DX) 본격 개발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수주 규모는 3331억원이며 매출은 1632억원이다. 자동화 사업의 경우, 일회성 비용 반영 외에 일부 프로젝트 원가가 매출 이월로 선반영되며 영업이익 감소폭이 확대됐다. 4분기 수주 규모는 1208억원, 매출은 1842억원이다.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회사들의 경우 그룹사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경쟁력을 쌓기 위한 대외 및 신사업 확장이 향후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의 내부거래율은 최소 60%, 최대 90%를 넘나들고 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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