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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인사 희비 엇갈린 IT서비스 기업들, ‘체질개선’ 공통숙제로

권하영 기자
(왼쪽부터) 신임 대표로 선임된 삼성SDS 이준희 대표, 포스코DX 심민석 대표, 롯데이노베이트 김경엽 대표,
(왼쪽부터) 신임 대표로 선임된 삼성SDS 이준희 대표, 포스코DX 심민석 대표, 롯데이노베이트 김경엽 대표,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정기 인사가 마무리되고 있다. 대체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분위기지만, 수장이 교체돼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곳들도 있었다. 다만 경기침체와 탄핵정국 속 IT 투자 축소 기조가 전망됨에 따라 수익개선과 신사업 확장 등은 공통의 숙제로 꼽힌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K·LG 등 주요 그룹들의 정기 임원인사 단행에 따라 각 IT서비스 계열사들도 조직개편을 마치고 내년 사업을 위한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인사 시즌에서 LG CNS와 SK C&C는 대표직이 유지됐다. LG CNS 현신균 대표는 지난달 LG그룹 정기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힘이 실렸다. 올해 LG그룹 사장 승진자가 2명에 불과한 가운데 경영 능력을 입증한 현 대표는 내년 초로 예정된 회사 기업공개(IPO)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SK C&C도 1974년생으로 젊은 리더십에 속하는 SK C&C 윤풍영 대표가 자리를 지켰고, 재계 전반의 임원 승진 가뭄 속에서도 총 7명의 신규 선임 또는 승진 임원이 나오면서 내년 사업 추동력을 얻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 유인상 대표와 코오롱베니트 강이구 대표도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 CJ올리브네트웍스에 부임한 유인상 대표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쌓은데다 올해부터 CJ그룹이 신설한 디지털전환(DT)추진실장을 겸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오롱베니트를 이끈 강이구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자동차사업부문 대표까지 겸직하게 되면서 그룹의 신임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다만 수장이 교체되며 어쩔 수 없이 사업전략 변화가 예상되는 기업들도 있다. 지난 4년간 삼성SDS를 이끌었던 황성우 대표에 이어 신임 대표로 선임된 이준희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과 네트워크사업부 개발팀장, 전략마케팅팀장 등을 지내며 모바일 사업과 5G 도입 등을 주도한 인물이다.

일단 이 대표는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 등 AI 서비스 출시로 AI 중심 체질 전환 중인 회사의 전략적 방향과 궤를 같이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 부임과 함께 삼성SDS 임원인사에서도 클라우드와 디지털물류를 아우르는 AI 전문가들이 승진자로 이름을 올려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럼에도 모바일과 통신분야에 집중된 이 대표의 경력이 삼성SDS에서 어떤 방향으로 소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포스코DX는 이번 그룹 인사에서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포스코그룹이 단행한 이번 인사에선 전체 임원 규모의 15%가 축소됐고, 1962년생인 포스코DX 정덕균 대표를 포함해 1963년생 이전 임원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번 인사로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심민석 신임 대표는 지난해 포스코 디지털혁신실장을 역임한 만큼, 디지털전환(DX) 혁신 기술 확보에 있어 전문성을 가지고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임 대표가 사장급 인사였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그룹 내 회사 입지 문제를 돌파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예기치 못한 수장 공백을 이번 인사에서 전략통 김경엽 전무로 채웠다. 2019년 롯데정보통신 경영전략본부장을 지내고 2024년 9월부터는 대표 공백 상황에서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온 김 신임 대표는 메타버스와 전기차충전 사업 등 회사의 신사업 확장이 요원한 가운데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체제 속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신세계I&C는 지난 11월말 형태준 대표가 물러나면서 수장 공백을 맞은 뒤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I&C는 올해 상반기 영억이익이 9.5% 줄어 수익성이 악화됐고, 신세계건설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초 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인수한 것이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최근 IT서비스 기업들은 그룹사 내부거래에 의존하는 기존의 비즈니스 한계를 뚫고 대외사업과 신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숙제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주요 그룹들이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비상경영 또는 그에 준하는 쇄신을 주문하면서 전반적으로 IT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내년에는 더욱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임원 승진자가 줄고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분위기”라며 “올해도 그랬지만 내년에도 디지털전환과 AI 기술에 집중하면서 대외사업을 늘리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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