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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MS 나란히 호실적...주가는 ‘희비’ 엇갈려

이안나 기자
그래니트 [ⓒ IBM]
그래니트 [ⓒ IBM]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AI가 빅테크 기업들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시장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나란히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IBM이 AI사업에서 50억달러 매출을 달성하며 2000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반면, MS는 클라우드 성장 둔화 우려와 대규모 투자 부담으로 하락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IBM은 2024년 4분기 매출 176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 성장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부문이 10.4%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레드햇이 16%, 자동화 솔루션이 15% 성장하며 하이브리드 플랫폼·솔루션 부문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데이터·AI와 보안 부문도 각각 4% 성장하며 소프트웨어 사업 전반의 균형 잡힌 성장을 보여줬다.

주목할 만한 점은 생성형 AI 사업 급성장이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 사업이 분기대비 20억달러 증가해 누적 기준 5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엔터프라이즈 고객들 AI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59.5%로 전년 대비 40bp(bp=0.01%포인트) 상승했으며, 연간 잉여현금흐름은 127억달러를 달성했다. 제임스 카바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는 연간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IBM은 기존 엔터프라이즈 고객 기반을 활용한 보수적 접근으로 추가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예상보다 빠른 AI 사업 성과를 보여줬다. 이에 주가는 2000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인 13% 급등을 기록했다. IBM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6% 상승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MS이그나이트 2024’에서 연설하고 있다. [ⓒ MS]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MS이그나이트 2024’에서 연설하고 있다. [ⓒ MS]

MS 역시 견고한 실적을 발표했다. 2025 회계연도 2분기(2024년 10월~12월) 매출은 696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했고, AI 사업은 연간 매출 130억달러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175% 성장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고객들이 AI 혁신의 투자수익률(ROI)를 체감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사업부문별로는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294억달러로 14% 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M365) 상용 제품 매출이 15%, 링크드인이 9%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지능형 클라우드 부문도 255억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19% 성장했다.

그러나 주가는 5% 이상 하락했다.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성장세 둔화가 우려를 자아낸 데다, 대규모 AI 투자 계획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저 성장률은 31%로 전분기 33%보다 둔화됐고 시장 예상치인 31.9%도 밑돌았다. MS 측은 “데이터센터 용량 부족으로 일시적 성장 둔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상반된 주가 흐름은 AI 투자 전략과 시장의 기대치 차이를 반영한다. IBM은 기존 고객 기반을 활용한 점진적 접근으로 안정적 성장을 도모한다. AI 기술을 기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고객사의 자연스러운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IBM은 AI 전환 가속화를 통한 성장세 유지가 관건이다.

반면 MS는 클라우드와 AI 분야에서 확고한 선도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공격적인 투자 계획으로 단기 수익성 우려를 만들었다. MS는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 나서며 AI 시장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5 회계연도엔 AI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8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MS 자본 지출은 226억달러로 이는 1년 전보다는 96% 늘어난 수치다.

양사 올해 전망도 엇갈린다. IBM은 올해 최소 5% 매출 성장을 전망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크리슈나 회장은 “향상된 포트폴리오와 혁신 문화를 바탕으로 2025년과 그 이후를 위한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MS도 AI 통합 가속화로 견조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1분기 애저 성장률은 전문가들 예상치(33%)보다 낮은 31~32%를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은 “MS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의 실망스러운 성장 전망 발표에 투자자들이 막대한 지출, 실현되지 않은 AI 수익, 중국의 저렴한 AI 모델과 경쟁 심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JP모건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에식스는 IBM에 대해 중립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소프트웨어 강점과 성장 궤도에 여전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제임스 슈나이더는 “소프트웨어 강점이 IBM 턴어라운드 계획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매수 등급을 유지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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