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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칩 유출됐나"...美 딥시크 충격에 수출제재 '빈틈' 찾는다

조윤정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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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조윤정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대중국 수출 제한을 우회해 AI 칩을 확보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당국이 딥시크가 싱가포르 유통업체를 통해 AI 수출 제재를 우회하고 엔비디아 반도체를 불법적으로 확보해 R1 모델을 개발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딥시크의 R1 모델은 비교적 낮은 비용과 구형 칩을 활용해 개발됐음에도 오픈AI의 챗GPT와 대등한 성능을 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어 R1은 챗GPT를 제치고 애플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무료 앱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R1이 서구권 AI 칩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딥시크의 AI 칩 상당수가 아직 금지되지 않은 칩이나 금지되기 전에 배송된 칩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이며, 일부는 밀수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왕 스케일AI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고사양 H100 칩을 5만 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H100 칩은 엔비디아의 최신 호퍼(Hopper) 제품 라인에 속하는 주력 제품으로, 현재까지 가장 첨단 기술을 갖춘 칩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미국은 엔비디아 반도체 칩의 수출 제재에 빈틈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엔비디아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싱가포르가 최신 AI 칩이 중국으로 향하는 중간 거점으로 지목됐다.

엔비디아는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싱가포르 매출이 중국으로의 우회 배송을 시사하지 않는다"고 지난 28일 반박했다. 이어 "문서에는 배송지 위치가 아닌 고객의 청구지 위치가 기재되며 많은 고객이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미국과 서방 시장으로 제품을 보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딥시크는 R1 개발에 2023년에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던 엔비디아의 H800 칩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H800은 미국의 대중국 AI칩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엔비디아가 내놓은 제품으로 H100칩 대비 절반 정도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딥시크는 아직 합법적으로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H20 칩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 또한 엔비디아의 대중국 수출에 추가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제 유관 부서의 인원을 확충하기 시작한 만큼, 관련 규제가 나오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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