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오는 2월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둔 LG CNS가 잇따라 흥행 청신호를 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LG CNS는 지난 21일과 22일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은 결과, 총 21조1441억원이라는 청약 증거금을 모았다.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 555만7414주에 대해 총 6억8317만1110주의 청약이 신청된 것이다. 경쟁률은 122.9대1로 집계됐다.

시장은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탄핵정국으로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들고 있는 신호라고 해석한다. 오히려 대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대형 공모주에 투자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공모액 1조1994억원의 LG CNS는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3년 만의 최대 규모인 IPO 대어로 꼽히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동시에 주식시장 한파라는 외부 요인 때문에 상장 흥행을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LG CNS는 그러나 첫 관문인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부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 신호탄을 쐈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LG CNS는 11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외 기관 2059곳이 참여한 가운데 83.2%(1713곳)가 공모가 희망범위(5만3700~6만1900원) 최상단인 6만1900원을 제시했으며, 그 이상을 제시한 기관도 230여곳 있었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6만1900원에 확정됐다.

뿐만 아니라, LG CNS는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도 청약률 81.6%를 기록했다. 당초 90%를 넘은 사전 수요조사 당시 청약율과 비교하면 다소 못미쳤지만, 지난해 말부터 공모주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진행된 IPO인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및 우리사주조합 청약에 이르기까지 좋은 성적을 내면서, LG CNS의 오는 상장일 투심에도 기대감이 높아진다.

현재로서 LG CNS의 가장 큰 투자 리스크는 총 공모주식 1937만7190주 중 절반이 2대 주주 맥쿼리PE의 지분을 매각하는 구주매출이라는 점이다. 맥쿼리PE는 이번 IPO로 LG CNS 주식 968만8585주를 매각하며 6000억원 가량을 회수할 예정이며, 잔여물량(2083만479주)은 6개월의 보호예수기간이 걸려 있다.

다만 공모 규모 742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표적인 IPO 대어였던 HD현대마린솔루션 사례를 보면, LG CNS와 마찬가지로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구주 비중이 높아 우려를 샀음에도 불구하고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8만3400원)의 두 배에 근접한 16만3900원으로 급등한 사례도 있다.

LG CNS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5조9972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당초 내부적으로 추산한 7조원 이상의 예상 기업가치를 6조원으로 낮췄지만, 장외 시장에선 한때 주당 11만5500원에 거래되며 시가총액 규모가 10조원을 웃돌기도 했다.

올해 IPO 대어 첫 주자로 나선 LG CNS의 상장 결과는 향후 국내 증시 경기를 내다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신균 LG CNS 대표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국의 안 좋은 이벤트들로 인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어렵겠구나 생각했는데, 해외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굉장히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시더라”며 “올해 상장을 우리가 처음 하게 되는 건데, 우리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이 앞으로 2025년 한국 자본 시장에 대한 반응이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만들어냈으면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