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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속 낙점된 농협금융 새 회장… 강호동 회장, '차기 정권'까지 고려했나

강기훈 기자
ⓒ농협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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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지난 27일 회의를 열고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차기 후보로 내정하면서 금융권 안팎으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외형적으론, 계열사인 NH농협은행 등 연이은 금융사고 발생과 내부통제 실패에 따른 농협금융 인적 쇄신의 성격을 갖는다.

또한, 내부 승진이 아니라 다시 엘리트 관료 출신을 선임한 배경에는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포석도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농협금융은 각종 내부통제 사고로 인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으로부터 올해에만 수차례 강도높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찬우 회장 내정자가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동생이고, 민주당 인사들과의 친분도 넓다는 점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농협이 탄핵 정국이후 차기 정권까지도 염두에 둔 포석 아니겠느냐는 시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월14일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를 당해 현재 직무정지 상태이고,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남겨놓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조기 대선이 치뤄질 수 있다. 정권 교체까지도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는 이석준 현 회장과 마찬가지로 정통 금융경제 관료의 궤적을 밟아왔다. 1966년생으로 부산대 사대부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행정고시 31회로 기획재정부에서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등을 거쳐 기재부에서 미래사회정책국장, 경제정책국장, 차관보까지 역임한 바 있다. 2019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초빙 연구위원을 거쳐 이듬해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끄는 경제혁신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물론 이 내정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당장은 이런 정치적 관점보다는 금융당국과의 원만한 조율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농협중앙회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가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고 강도 높은 검사를 진행했다. 특히 금융 전문성이 부족한 농협중앙회 인사가 지주나 은행으로 발령나곤 하는 현 인사 교류 시스템이 금융사고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와 같은 대표적인 엘리트 경제 관료가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있어 '키 맨(Key Man)'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농협측이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농협금융은 지금까지 당국과 문제가 생길 때마다 관료 출신을 중용해왔다. 지난 2012년 농협금융이 중앙회로부터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된 후로 역대 회장 7명 중 5명이 경제 관료 출신이었다.

<사진자료>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후보 ⓒ기획재정부
<사진자료>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후보 ⓒ기획재정부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법의 적용을 받는 농협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들보다도 정치권과 당국과의 소통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며 "관료 출신인 외부 인사가 회장으로 부임하는 게 관행인 것도 이런 역학 관계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농협금융이 정권 교체 또한 경우의 수로 염두에 뒀을 것"이라며 "전임 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지낸 이 후보가 차기 회장으로는 안성맞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 후보는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 대상이기에 당장 선임은 제한된다"며 "내달 24일 취업 심사에서 승인되면 내년 2월 3일 최종 후보자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부로 끝나는 만큼, 약 2달 동안 임기 공백기간중에는 이재호 농협금융 부사장이 회장 직무 대행을 수행한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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