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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전망 금융IT이노베이션] 알테어 "SAS 시스템 의존도 낮출 대안은 SLC...호환성 높이고 비용 절감"

이건한 기자
알테어 김수호 이사.
알테어 김수호 이사.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기업의 데이터 분석 단계는 크게 통계기반의 데이터 처리 및 모델 기반 데이터 처리 방식으로 나뉩니다. 이 중 금융권에서는 주로 재무제표나 금융감독원 보고를 위한 자금세탁방지시스템, 신용평가 모델 등에 주로 통계 기반 방식이 쓰이는데, 사실상 이를 SAS(Statistical Analysis System, 세스) 시스템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김수호 알테어 이사는 지난 12일 롯데호텔서울에서 디지털데일리가 개최한 '2025 전망 금융IT이노베이션' 행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SAS 시스템의 종속도를 낮추고 대안으로 활용 가능한 알테어의 ‘SLC(SAS Language Compiler)’를 소개했다.

SAS는 SAS 인스티튜트가 개발한 고급통계분석 프로그램이다. 주로 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고급 데이터 분석, 통계 분석, 예측 분석 등을 수행할 때 널리 쓰인다. 이미지 편집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 어도비의 포토샵을 접하듯, 통계를 배울 때 가장 보편적으로 접하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이런 보편성은 업계 전반의 생산성과 업무의 공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특정 프로그램의 독점 정도가 높아질수록 종속성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김 이사는 "SAS는 굉장히 강력한 언어가 맞다"면서도 "SAS 구조상 내부에 수백~수천개의 데이터 스텝(data-step, 데이터 처리 구조)이 생기는데, 이를 오픈소스 환경에서 처리하려면 하나의 쿼리(Query, 데이터 조작 명령어)로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당연히 성능이 떨어지므로 SAS 시스템 사용자들이 쉽게 SAS에서 오픈소스로 넘어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테어 SLC는 이 같은 SAS 시스템의 높은 종속도, 상대적으로 값비싼 라이선스 비용 등의 문제를 낮추는 대안으로 개발됐다. 핵심은 기존 SAS 환경에서 SLC로 전환이 쉽도록 높은 호환성과 유사한 GUI(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 환경을 구현한 것이다. 김 이사는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 카카오뱅크의 전사 리스크 시스템을 SLC로 전환한 사례를 예로 제시했다. 알테어는 당시 총 5개 부서에서 사용하는 전사 리스크 산출 시스템을 대상으로 500여개에 달하는 세스 프로그램을 SLC로 마이그레이션(Migration, 시스템 이동)에 성공했다.

이런 과정은 알테어가 개발한 코드 분석기 제품을 통해 간단한 분석부터 시작된다. 기존 SAS 시스템의 환경과 SLC 프로그램을 비교해 어떤 부분이 호환되고, 호환되지 않는지, 수분 이내에 분석 후 교정이 필요한 부분은 이유도 함께 제시한다. 이날 김 이사가 제시한 또다른 사례에서 A 고객사는 총 1404개의 SAS 언어 파일 중 SLC로 마이그레이션할 경우 1390여개는 교정 없는 활용이 가능했으며, 나머지 소수 파일도 중복이나 사소한 문법 오류에 해당하는 건이었다.

또한 오픈소스 환경과의 협업을 추구한다. 김 이사는 "SLC는 폐쇄적이지 않다. SLC 엔진 내에서는 파이썬도 그대로 포팅해 쓸 수 있다"며 "고객사들도 기존에는 데이터를 SAS 시스템에서 처리하고 모델링은 파이썬으로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SLC는 파이썬과 함께 사용 가능한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오픈소스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이사는 이밖에도 모델 기반 데이터 처리 환경에 대응하는 알테어의 '그래프 스튜디오(Graph Studio)와 AI 스튜디오 등을 언급하며 자사의 데이터 분석 전략 특징을 소개했다. 핵심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이기종 데이터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초보자들도 쉽게 데이터 분석 및 예측 모델을 생성하고 배포까지 자동화해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다.

그는 "지금까지 금융 산업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은 주로 CRM(고객관리시스템)이나 마케팅 같은 대외 서비스를 위한 것이었다"며 "이제 나아가 AI 기술이 접목된 데이터 분석으로 기업 내부의 복잡한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직원의 업무수행을 돕는 방향으로 AI의 역할과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알테어는 2017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이며 한국지사는 2001년 설립돼 역사가 깊다. 약 150여명의 직원으로 500억원가량의 연매출을 만들고 있다. 알테어 글로벌에서 이미 6000여개 이상의 금융도입 사례를 만든 것, 국내에서 카카오뱅크와 협업한 사례를 바탕으로 2025년에는 국내 금융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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